한화토탈에너지스, 탄소 포집 파일럿 설비 실증 운전 개시

한화토탈에너지스의 탄소 포집 파일럿 설비 . 사진제공 ｜한화토탈에너지스

한화토탈에너지스는 탄소 배출 저감과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자체 개발한 탄소 포집 파일럿 설비의 실증 운전을 개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화토탈에너지스가 주관하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을 비롯한 6개 기관이 공동 참여하는 국책과제로 2021년부터 추진돼왔다.

이번에 가동된 탄소 포집 파일럿 설비는 석유화학공정에서 발생하는 배가스(Flue Gas)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하는 시스템이다. ‘배가스’란 연료 연소 과정에서 발생해 굴뚝 등을 통해 배출되는 혼합가스로, 석유화학산업의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 중 하나다.

한화토탈에너지스는 이 설비 구축에 약 100억 원을 투입했다. 2023년 12월 착공해 2025년 6월까지 약 18개월 동안 건설을 완료했으며, 시운전과 안정화 단계를 거쳐 11월부터 본격적인 실증 운전에 돌입했다.

이번 실증은 석유화학산업의 핵심 공정인 NCC에서 배출되는 배가스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NCC는 납사를 열분해해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기초 유분을 생산하는 설비로, 공장 전체 탄소 배출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탄소 다배출 공정이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진행된 탄소 포집 연구는 주로 석탄화력발전이나 시멘트 산업 중심으로 이뤄져 왔으며, 석유화학 분야에서는 수소생산공정을 대상으로 제한적인 연구만 이뤄졌다. 따라서 이번 NCC 대상 실증은 석유화학산업 전반의 탈탄소 기술 검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화토탈에너지스는 향후 약 12개월간 NCC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일평균 20톤 규모로 포집할 계획이다. 다양한 농도와 운전 조건에서 데이터를 확보하며,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공동 연구개발기관에 공급되어 폴리우레탄 소재 점착제 시제품 제조에 활용된다.

이번 실증 운전을 통해 한화토탈에너지스는 석유화학 공정에 최적화된 흡수제 기술을 검증하고, 대규모 탄소 포집 상업 공장 설계에 필요한 데이터를 축적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향후 본격적인 투자와 상용화를 추진하며, 탄소중립 사회 실현에 기여할 계획이다.

한화토탈에너지스 관계자는 “이번 실증 운전은 석유화학 핵심 공정인 NCC에서 탄소를 직접 포집하는 첫 사례로, 석유화학산업의 탈탄소화를 현실로 앞당기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각종 탄소 활용 기술과 이번 실증 결과를 연계해 친환경 기술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