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좋은 날’의 이영애, ‘북극성’의 전지현에 이어 이번엔 김희선이 돌아왔다.

김희선이 드라마 ‘다음 생은 없으니까’로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앞서 이영애·전지현 두 배우의 복귀작이 기대와 달리 엇갈리는 평을 받았던 반면, 김희선은 첫 회부터 현실감 가득한 ‘찐 경단녀’ 캐릭터를 훌륭히 연기하며 시청자 공감을 크게 이끌어 내고 있다.

11일 방영된 1회는 닐슨코리아 기준 수도권 시청률 2.2%, 분당 최고 시청률 2.6%를 각각 기록하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김희선은 분당 억대 매출을 올리던 쇼 호스트였다가 두 아들 육아에 고군분투하는 경력 단절 여성 ‘조나정’ 역을 맡았다.

드라마에서 그는 기존의 ‘우아한 패셔니스타’ 이미지는 내려놓고 헝클어진 헤어 스타일에 헐렁한 티셔츠, 짝짝이 운동화 차림으로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이를 돌보느라 자신의 생일조차 잊는 ‘현실 엄마상’을 가감없이 그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김희선은 함께 출연하는 한혜진, 진서연과도 ‘절친’다운 쫀득한 케미를 만들어냈다.
경력 단절·불임·결혼 불신 등 각기 다른 고민을 품은 인물들로, 중년 여성들의 ‘워맨스’를 현실감있게 그려내고 있다.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가 중년 남성의 위기를 보여준다면, ‘다음 생은 없으니까’는 중년 여성의 재기와 연대를 중심에 둔다는 면에서 비교해볼만 하다.

김희선은 ‘다음 생은 없으니까’에서 연기한 조나정과 관련해 6년이란 경력 단절 상황이 특히 “마음에 와닿았다”고 최근 털어놓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25년 일 하다 6년 쉬었는데 마음이 허했다”며 동병상련의 감정으로 “역할을 잘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밝혔다. 김희선은 ‘다음 생은 없으니까’를 통해 비슷한 삶을 사는 여성이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하는 연대의 감정이 전달되길 바라며 더불어 “작은 위로와 용기를 주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김겨울 기자 win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