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재욱이 첫 1인 2역 연기에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이재욱은 KBS 2TV 토일 드라마 ‘마지막 썸머’에서 쌍둥이 형제 백도영과 백도하 역을 맡아 극과 극의 매력을 선보였다. 같은 얼굴이지만 전혀 다른 온도를 지닌 두 인물을 세밀한 눈빛과 절제된 감정으로 표현하며, 서사의 중심을 단단히 지탱했다.


극 중 도영은 차분하고 다정한 성격의 인물로, 사랑하는 사람을 배려하는 따뜻한 면모를 보인다.

반면 도하는 즉흥적이고 활동적인 성격으로 형과는 정반대의 기질을 지녔다.

이재욱은 이 두 캐릭터의 감정선을 세밀하게 구분하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도하는 하경(최성은 분)을 지키기 위해 세상을 떠난 형 도영의 존재를 대신하며 거짓된 삶을 이어가지만, 그 선택이 결국 세 사람의 관계를 뒤흔드는 전환점이 됐다. 형을 잃은 슬픔과 깊은 죄책감을 동시에 표현한 장면에서는 이재욱 특유의 섬세한 눈빛 연기가 빛을 발했다.

이재욱은 한 장면 안에서도 두 인물의 감정 온도를 자유롭게 오가며 입체적인 연기를 완성했다. 미묘한 표정 변화와 호흡, 대사 톤의 완급 조절로 도영과 도하의 대비를 극명하게 살려내며 ‘연기 장인’다운 존재감을 입증했다.

‘마지막 썸머’를 통해 첫 1인 2역에 도전한 이재욱은 단단한 연기력으로 폭넓은 스펙트럼을 증명하며, 작품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깊은 감정선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극 전체에 여운을 더하고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