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반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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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가운데,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가 ‘생성형 AI’ 속 왜곡된 경주 정보 문제를 짚고 나섰다.

이에 반크는 생성형 AI에서 발생하는 경주 관련 정보 오류를 점검하고 그 심각성을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AI가 제공하는 한국의 역사·문화 정보의 정확성을 검증하고, 잘못된 정보가 해외에 확산되는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진행됐다.

우선 반크는 여러 생성형 AI 플랫폼에서 경주 관련 정보를 질의하며 오류 사례를 수집했다. 조사 결과, 구글 AI ‘제미나이(Gemini)’는 석굴암 내부 구조를 실제와 다르게 표현했고, ‘그록(Grok)’과 ‘퍼플렉시티(Perplexity)’는 첨성대를 일반 천문대처럼 묘사하는 등 실제 형태와 차이가 있는 이미지와 설명을 제공했다. 또한 APEC 상징인 얼굴무늬 수막새 이미지 역시 여러 AI에서 원형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으며, 일부 AI는 APEC 개최지를 경주가 아닌 서울로 잘못 안내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이번 AI 내 경주 정보 오류 조사와 함께 진행된 거리 인터뷰에서는 외국인들이 AI가 생성한 문화유산 이미지를 실제 사진과 비교하며 세부적인 왜곡 차이를 직접 확인했다. 반크는 조사 결과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외국인의 인식 수준과 AI 정보의 영향력을 함께 검증하는 취지에서 해당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AI 이미지 대부분은 세부 구조나 질감에서 실제와 차이가 있었으며, 일부는 다른 국가의 문화 요소를 차용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인터뷰 참가자 A씨는 “원본 자료를 모르는 상태에서는 AI 이미지만으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왜곡된 AI 정보를 받는다면 그것이 사실이라 믿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AI가 단순히 정보를 생성하는 과정에서 외부 사용자의 배경지식 부족과 맞물릴 경우 경주의 역사적·문화적 특성이 왜곡되어 전달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이어진 인터뷰에서는 AI 오류 문제, 특히 APEC 개최지와 관련된 정보 왜곡에 대한 의견이 논의됐다. 참가자들은 APEC 개최지 안내 오류에 대해, AI가 인터넷에서 수집한 자료를 단순히 조합해 정보를 제공할 뿐 실제 지식 기반이 없기 때문에 오류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사용자가 스스로 확인하지 않으면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정부와 AI 기업이 협력해 오류를 시정하는 한편 시민들이 직접 정확한 정보를 분별하고 검증하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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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한 김예래 청년연구원은 “일부 AI는 APEC 개최지를 서울로 잘못 안내하고, 공연 일정과 장소, 관광지 정보를 사실과 다르게 제공하는 사례가 확인됐다”며 “APEC과 같이 국제적으로 중요한 행사 정보는 외국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잘못된 정보는 경주의 신뢰성과 이미지를 훼손하고 다가오는 정상회의에서 대한민국의 얼굴로서 경주의 이미지를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크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생성형 AI 기업들이 오류를 즉시 시정하고, 한국 공공데이터와 협력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경상북도 도민과 경주시민 등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시민들이 직접 AI 오류를 발견하고 바로잡는 노력이 모일 때 비로소 문화유산의 진정한 가치가 지켜질 수 있다고 전했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세계인의 정보 창구가 전통적인 언론뿐 아니라 생성형 AI 플랫폼으로까지 확대된 상황에서, 잘못된 정보가 외국인에게 전달되면 단순한 실수를 넘어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 이미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따라서 정부와 민간, 시민이 협력해 AI 오류를 체계적으로 검증하고 바로잡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생성형 AI가 단순한 정보 검색 수단을 넘어 세계인의 정보 창구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정부와 민간, 시민 모두가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AI 오류로 인해 왜곡된 정보가 확산되지 않도록, 체계적인 공공데이터 제공과 시민 참여가 결합된 ‘책임 있는 AI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