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니아’, 압도적 비주얼·연출·프로덕션…란티모스 월드의 결정판

사진제공 | CJ ENM

‘지구를 지켜라!’의 영어 리메이크인 ‘부고니아’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특유의 연출 감각과 독보적 프로덕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화는 외계인의 지구 침공설을 믿는 두 청년이 대기업 CEO ‘미셸’을 외계인으로 의심해 납치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가한 이야기를 그린다.

개봉 이후 국내 언론과 관객들은 ‘부고니아’를 란티모스 감독의 새로운 최고작으로 꼽고 있다. “세련된 스타일이 더해진 걸작”(왓챠피디아), “아름답고 처연한 요르고스 월드”(CGV 평) 등 반응이 쏟아지며 그가 다시 한 번 독창적인 세계관을 통해 강렬한 충격과 깊은 여운을 남겼음을 입증했다. 란티모스 감독은 “우리가 확신하는 것들, 특정한 사람을 판단하는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며 작품의 출발점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 독특한 비전을 완성하기 위해 촬영·편집·미술 등 제작진의 노력이 촘촘히 더해졌다. ‘가여운 것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로 감독과 오랜 호흡을 맞춘 로비 라이언 촬영감독은 ‘부고니아’만의 웅장한 비주얼을 구현하기 위해 비스타비전 포맷을 선택했다. 그는 이를 “큰 스크린 감상에 최적화된 포맷”이라 설명하며 극장에서 100% 살려낼 화면을 구현했다.

편집은 아카데미 편집상 후보 경력의 요르고스 마브롭사리디스가 맡았다. 그는 주인공들의 모순된 욕망과 충돌하는 관계성을 화면에 녹여내기 위해 섬세한 편집 리듬을 구축해 작품 전반의 긴장감과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미술 역시 영화의 분위기를 완성하는 핵심 요소다. 아카데미 미술상을 받은 제임스 프라이스 프로덕션 디자이너는 ‘테디’의 집을 외부와 내부까지 모두 하나의 공간에 구축해 층층이 쌓인 디테일을 구현했다. “현대적이지만 90년대 미국식 목장 주택의 정서를 남기고 싶었다”는 그의 말처럼 공간 자체가 인물의 과거와 심리를 투영하는 또 하나의 서사 장치로 기능한다.

‘부고니아’는 ‘지구를 지켜라!’의 투자·배급을 맡았던 CJ ENM이 기획부터 제작, 패키징까지 주도하며 완성한 글로벌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패스트 라이브즈’에 이어 다시 한 번 세계 시장으로 확장되는 한국 콘텐츠의 새로운 여정을 열어가고 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대담한 연출과 베테랑 제작진의 프로덕션이 결합한 ‘부고니아’는 현재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