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시마무라의 페퍼저축? 천만에…어깨 부상 털어낸 ‘미녀 캡틴’ 고예림, 조용하지만 더 강하게 돌아왔다

페퍼저축은행 ‘미녀 캡틴’ 고예림(왼쪽)이 18일 현대건설과 V리그 여자부 홈경기 도중 팀 득점에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페퍼저축은행 ‘미녀 캡틴’ 고예림(오른쪽)이 18일 현대건설과 V리그 여자부 홈경기 도중 상대 블로커 김희진을 피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어깨 부상으로 줄곧 교체로만 코트를 밟던 페퍼저축은행 ‘미녀 캡틴’ 고예림(31)이 조용히, 더 강하게 돌아왔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고예림은 18일 광주페퍼스타디움서 열린 현대건설과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홈경기에 이번 시즌 처음 선발로 나서 14점, 공격성공률 42.86%를 기록하며 팀의 세트스코어 3-1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마지막 4세트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서브·블로킹 각각 1점씩을 곁들인 6점을 올리며 친정팀을 괴롭혔다. 아직은 경기력이나 공격 감각이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몹시도 고무적이다.

이러한 고예림의 출중한 활약 속에 6승2패, 승점 16을 쌓아 본격적인 선두 경쟁에 뛰어든 페퍼저축은행은 ‘안방 불패’까지 이어갔다. 6승 가운데 5승을 홈 코트에서 수확하며 기쁨이 배가 됐다.

지난 시즌까지 현대건설에 몸담은 고예림은 4월 자유계약(FA) 신분으로 페퍼저축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최근 잦은 부상으로 제 몫을 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 그이지만 지난 시즌 후반기를 기점으로 리듬을 찾았고 새 팀에 안착할 수 있었다.

페퍼저축은행 장소연 감독은 고예림을 전적으로 신뢰했다.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주장을 맡겼다. 이적생이 첫 시즌부터 완장을 차는 경우는 흔치 않다. 다만 처음부터 100%를 기대할 수 없었다. 훈련 중 오른쪽 어깨를 다쳤다.

이에 장 감독은 고예림의 역할을 조금 수정했다. 당장 공격 부담을 주는 건 어렵다고 판단해 교체로 투입해 리시브와 수비에 전념하도록 했다. 그러다 현대건설전부터 본격적인 공격에 나섰고 기대에 충분히 부응했다. 그는 경기 후 “불안감도 조금은 있었지만 몸이 많이 좋아졌다. 첫 선발 경기를 이겨 정말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그런데 ‘고예림 효과’는 코트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웜업존을 지킬 때도 가장 큰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쳐 후배들에게 긍정의 기운을 불어넣고, 잘 풀리지 않을 때는 격려하고 다독이며 장 감독을 든든하게 했다. 조이도 자신이 빠르게 팀을 적응하는 데 고예림의 도움이 컸다며 고마워한다. 둘의 파트너십은 굉장히 중요하다. 페퍼저축은행이 기대한 최고의 ‘쌍포’를 구축할 수 있어서다. 균형잡힌 좌우 날개는 V리그 모든 사령탑들의 바람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