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공기 84개월→ 106개월로 늘려 재입찰 결정
“106개월로 늦춰진 가덕신공항… 근거 없는 연장, 지역 배신”
부산시, ‘입찰절차 즉각 추진·혁신공법 도입’ 요구
가덕신공항 조감도. (사진출처=블로그 캡처)

가덕신공항 조감도. (사진출처=블로그 캡처)


부산시가 지난 2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가덕신공항 부지조성공사의 재입찰 방침에서 공사기간(공기)을 기존 84개월에서 106개월로 연장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국토부가 지난 2023년 전문가 토론과 충분한 검증을 거쳐 입찰공고 기준을 84개월로 정해두고도 실제로는 실증적·과학적 근거 없이 22개월을 더 연장한 것은 자기모순”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착공해 개항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기대와 바람을 외면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번 입찰방침에서 “해상매립 및 연약지반 처리 등 현장특성을 고려해 안정성 확보를 위해 공사기간을 추가로 연장 반영했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그런 주장이라면 왜 당초 2023년 검토에서 이미 84개월이라는 결론이 나왔는가”라며=고 꼬집으며 “입찰업계의 수용성과 조건이 달라졌을 수 있지만, 그것이 직접적으로 공기 연장으로 이어질 과학적 판단 근거로 작용했는지 의문”이라고 반발했다.

가덕신공항은 남부권의 새로운 관문 공항으로서 지역경제 및 물류 인프라의 핵심으로 꼽혀왔다. 부산시는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대한민국에 관문공항이 하나뿐이라는 현실은 국가균형발전과 글로벌 경쟁력 측면에서 심각한 제약”이라며 사업 조속 추진을 거듭 촉구해 왔다.

그럼에도 이번 연장 결정은 개항 목표 시점의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에 실망을 던지고 있다.

부산시는 특히 이날 정부에 ▲부지조성공사 입찰 등 남은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것 ◆남부권 관문공항으로서 기능을 갖추기 위해 안전·품질 확보에 만전을 기할 것 ▲개항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최신 기술과 혁신적 공법을 적극 채택할 것 등을 강력히 요청했다.

이번 결정으로 가장 큰 변수가 된 것은 ‘착공 시기’ 및 ‘개항 목표’다. 원래 사업계획상 2029년 말 개항을 목표로 했던 가덕신공항이 이번 공기 연장으로 인해 개항 시기가 2035년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또한 입찰 이후 유찰 발생 시 예정보다 더 늦어질 가능성, 그리고 공사 과정에서의 추가 리스크(연약지반·해상매립 등)가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부산시는 “이제 남은 정부의 과제는 하루라도 빨리 착공해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리는 것”이라며 “모든 소모적 논쟁을 끝내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정부가 제시한 입찰방침이 시민들의 속도 요구와 어긋났다는 인식이 확산된 만큼,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역사회 신뢰 회복과 실질적 속도감 회복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부산 | 김태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buk@donga.com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