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과 선수들이 22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서 열린 현대건설과 V리그 여자부 경기에서 0-3 완패한 뒤 괴로워하고 있다. 김 감독은 이 경기를 끝으로 소속팀과 4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사진제공|KOVO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과 선수들이 22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서 열린 현대건설과 V리그 여자부 경기에서 0-3 완패한 뒤 괴로워하고 있다. 김 감독은 이 경기를 끝으로 소속팀과 4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사진제공|KOVO


‘백전노장’ 김호철 감독(70)이 IBK기업은행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김 감독은 22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홈경기를 세트스코어 0-3 패배, 최근 7연패를 기록한 뒤 사퇴를 직접 알렸다. 2021년 12월 제4대 사령탑으로 중도 부임한 뒤 4년 만의 이별이다.

그는 경기 후 “팀이 강해지고 도약하기 위해선 흐름을 끊어야 한다. 내가 물러나야 선수단과 구단이 재정비할 수 있다. 팀이 새롭게 바뀌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면서 “선수들이 힘겨운 과정에 있다. 모든 분들에 감사하다”는 고별사를 전했다.

아쉽게도 IBK기업은행과 동행은 성공적이지만은 않았다. 첫 시즌을 5위로 마쳤고, 2022~2023시즌은 6위로 내려앉았다. 2023~2024시즌 다시 5위, 지난 시즌마저 4위로 마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열린 컵대회를 제패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으나 추락은 계속됐다.

김 감독의 퇴진이 특히 아쉬운 것은 원한 전력을 제대로 끌어낼 수 없어서였다. 토종 주포로 삼으려던 이소영은 한 번도 몸이 좋은 적이 없었고, 세터 김하경도 부상 이탈했다. 외국인 공격수 빅토리아 댄착만으론 버거웠다. 고별전도 빅토리아가 25점을 올렸지만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육서영이 11점에 그치는 등 공격 균형이 전혀 맞지 않았다.

갑작스런 발표는 아니다. 김 감독은 19일 한국도로공사전(0-3 패) 이후 구단에 자신의 뜻을 전했다. IBK기업은행은 만류했으나 노감독의 의지는 뚜렷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혹시나 경기력에 더 악영향을 줄 수 있음을 우려했다.

혹독한 시험대에 다시 선 IBK기업은행은 현역 시절 최고의 리베로로 명성을 떨친 여오현 수석코치에게 감독대행을 우선 맡기기로 했다. 여유를 갖고 차기 사령탑을 찾으려 한다. 물론 선수단 내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시즌은 계속되고 시간도 없다. IBK기업은행은 26일 홈에서 흥국생명전을 앞두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