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배우 남포동, 23일 지병으로 별세…향년 81세

사진제공｜SBS플러스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충무로에서 활약하며 코믹 감초 연기로 사랑받았던 원로 배우 남포동(본명 김광일)이 23일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향년 81세.

23일 영화계에 따르면 남포동은 지병으로 투병하던 중 23일 오전 5시 10분께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두 딸이 임종 직전까지 곁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빈소는 의정부 을지대학병원 장례식장 평온관 5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5일 정오 엄수된다.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

남포동은 1965년 영화 ‘나도 연애할 수 있다’로 데뷔한 이후 50여 년간 영화와 TV 드라마를 오가며 활발히 활동했다. 그는 주로 조연으로 출연했지만 능글맞고 재치 있는 코믹 캐릭터로 작품의 재미를 더하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영화 ‘고래 사냥’, ‘겨울 나그네’, ‘투캅스 2’, ‘복수혈전’ 등에서 보여준 그의 코믹 연기는 작품의 매력을 높인 필수 요소로 꼽혔다. ‘인간시장’, ‘오박사네 사람들’, ‘대왕의 길’ 등 TV 드라마에서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화려한 배우 경력의 이면에는 순탄치 않은 개인사도 있었다. 방송을 통해 한때 높은 인기에 힘입어 부를 쌓았으나 사업 실패와 사기를 겪으며 전 재산을 잃고 두 차례의 이혼을 경험하는 등 힘겨운 시간을 보냈고 고백하기도 했다.

또한 2009년에는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동생에게 간 이식 수술을 받는 등 건강 악화와 생활고로 어려운 나날을 보내며 모텔 등에서 홀로 지내는 근황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그는 연기에 대한 열정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 2022년 영화 ‘감동주의보’ 등 최근까지도 꾸준히 작품에 참여하며 배우로서의 투혼을 보여줬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