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뽑나 OR 지키나 두뇌싸움 시작…FA 영입할 땐 좋았지? ‘보상선수 지명’ 지킬 시간 왔다

두산은 18일 FA A등급이었던 박찬호를 영입하며 내야진을 보강했다. 하지만 원소속팀 KIA에 20인 보호선수 외 1명의 선수를 내줄 위기에 놓였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구단들의 머리가 아프다. 선수를 지켜야 하는 시간이 왔다.

KBO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은 이달 9일 열렸다. FA 자격 공시된 30명 중 21명이 승인 선수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잠잠했던 시장은 9일째 되는 날부터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18일 박찬호(30)가 KIA 타이거즈를 떠나 두산 베어스행을 선택했다. 20일에는 강백호(26)가 KT 위즈서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다. 같은날 한승택(31)은 KIA를 떠나 KT 유니폼을 입었다.

박찬호, 강백호, 한승택을 영입한 두산, 한화, KT는 이들을 데려오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한다. 하지만 곧 고민의 시간이 다가온다. 세 선수 중 박찬호와 강백호는 FA A등급이기에 선수 보상이 발생한다.

FA 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KBO가 이적을 공시한 시점으로부터 3일 안에 원소속 구단에 보호선수 명단을 제출해야 한다. 이후 원소속 팀은 3일 안에 보상받을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A등급 선수는 기존 FA 계약과 비(非) FA 다년계약을 체결한 선수를 제외하고 최근 세 시즌 동안 평균 연봉 및 옵션 수령 금액이 구단 내 1~3위에 있는 선수를 뜻한다. 또한 리그 전체서 1~30위에 있어야 한다.

연봉을 선수 능력치를 평가하는 척도로 볼 때 A등급 선수들은 각 팀의 핵심 전력이다. 이들을 영입하면 그에 맞는 보상을 원소속 팀에 해야 한다. A등급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은 20명의 보호선수 외 1명과 해당 선수의 직전 시즌 연봉의 200%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상해야 한다. 원소속 팀이 보호선수를 지명하지 않는다면 해당 선수의 직전 시즌 연봉의 300%를 보상금으로 전달해야 한다.

한화는 20일 FA A등급이었던 강백호를 영입하며 타선을 보강했다. 하지만 원소속팀 KT에 20인 보호선수 외 1명의 선수를 내줄 위기에 놓였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두산과 한화는 선수 유출을 막기 위한 전략 수립에 나섰다. 두산은 23일 보호선수 명단을 KIA에 넘겼다. 한화는 25일까지 KT로 보내야 한다. 그해 지명돼 내년 프로에 데뷔하는 신인, 군 복무 선수, 2차 드래프트로 이적한 선수 등은 자동 보호 대상이다. 그러나 1군 엔트리가 28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KIA와 KT는 각각 두산과 한화의 1군 주요 선수나 유망주를 영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반면 C등급 FA 한승택을 영입한 KT는 선수 보상을 하지 않아도 된다. C등급 FA를 영입한 구단은 해당 선수의 직전 시즌 연봉 150%를 원소속 구단에 지불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