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美 이볼로와 차세대 수전해 플랜트 개발 착수… ‘그린 수소’ 생태계 선점 나선다

GS건설은 이달 미국 수전해 기술 선도 기업인 이볼로 (Evoloh)와 ‘음이온 교환막 기반 수전해 플랜트 패키지 개발’ 계약을 맺고 이달 말부터 본격 개발 업무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GS건설 사옥. 사진제공 ｜GS건설

국내 건설업계가 전통적인 석유화학 플랜트 강자에서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서두르고 있다. GS건설은 24일 미국 수전해 기술 선도 기업인 ‘이볼로(Evoloh)’와 손잡고 차세대 수소 생산 플랜트 패키지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기술 제휴를 넘어, 설계부터 시공까지 아우르는 수소 플랜트의 표준 모델을 정립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양사가 주목한 ‘음이온 교환막(AEM, Anion Exchange Membrane)’ 기술은 기존 수소 생산 방식의 한계로 지적되던 높은 비용 문제를 해결할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GS건설은 이번 계약을 통해 수백 메가와트(MW)급 대규모 수소 생산 시설 구축 역량을 조기에 확보하고, 다가오는 글로벌 수소 경제 시대의 주도권을 확실히 쥐겠다는 계획이다.

음이온 교환막(AEM) 수전해 스택 개략도. 사진제공 ｜GS건설

●경제성 갖춘 ‘AEM’ 기술에 플랜트 노하우 접목
GS건설은 이볼로와 ‘음이온 교환막 기반 수전해 플랜트 패키지 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이달 말부터 실질적인 개발 업무에 돌입한다. 앞서 양사는 4월, 플랜트 사업의 핵심 단계인 기본설계패키지(BDP, 플랜트 설계의 기준이 되는 도면과 공정 자료를 체계화한 문서), 기본설계(FEED, 공사 범위와 비용, 일정을 확정하는 기초 설계 단계), 그리고 설계·조달·시공(EPC,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하는 방식) 등 사업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업무 협약을 맺으며 파트너십을 다져왔다. 이번 본 계약은 그간의 협력을 구체적인 사업 모델로 실현하는 첫 단추인 셈이다.

GS건설의 파트너인 이볼로는 물을 전기분해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핵심 장치인 ‘수전해 스택’ 제조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다. 이들이 보유한 AEM 기술은 수소 이온을 전달하는 고분자 막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백금이나 이리듐 같은 희귀 고가 금속 대신 저렴한 촉매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기존에 상용화된 기술 대비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향후 플랜트 설치 및 운영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이볼로는 MW급 수전해 스택의 파일럿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상업 생산에 착수해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입증한 상태다.

이번 협력은 GS건설이 수십 년간 국내외 현장에서 축적해 온 방대한 플랜트 EPC 수행 역량과 이볼로의 혁신적인 원천 기술이 결합한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끈다. GS건설은 정유 및 석유화학 플랜트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볼로의 AEM 기술을 대형 플랜트에 최적화된 패키지 형태로 구현해낼 방침이다. 이를 통해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경제성과 안전성을 모두 갖춘 수백 MW급 수소 생산 기지 표준 모델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내놓겠다는 복안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독보적인 EPC 기술력과 경험을 접목해, 기존 석유화학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 확장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수소 생산뿐만 아니라 저장, 운송, 활용에 이르는 수소 산업의 전체 밸류체인을 완성해 그린 비즈니스 분야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