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선재



배우 하선재가 불법 사금융 빌런으로 등장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21일 첫 방송한 SBS 새 금토드라마 ‘모범택시3’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다.

하선재는 1, 2회에서 불법 사금융 조직 사채업자 역할을 맡아 피해자를 몰아붙이는 잔혹한 면모를 드러냈다. 올백 헤어스타일과 풀어헤친 셔츠, 날 선 눈빛으로 첫 등장부터 캐릭터의 위압감을 각인시켰고, 모바일 게임 속 ‘포인트 미리 드림’ 문구에 속아 불법 대출을 받게 된 여고생 윤이서(차시연)를 상대로 협박과 폭력을 서슴지 않는 모습으로 극 초반 갈등을 주도했다.

추천 코드로 친구 5명을 가입시키면 이자를 탕감해주겠다는 조건을 내거는 장면 역시 인물의 비정함을 부각시키는 대목이다.

하선재는 윤이서의 할머니가 운영하는 식당까지 찾아가 빚을 갚으라고 압박하며 공포감을 높였다. 벼랑 끝에 몰린 윤이서에게 “일본에 가서 한 달만 일하면 원금과 이자를 없애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해 인신매매로 이어지는 범죄를 저지르는 과정에서도 흔들림 없는 태도를 보이며 시청자들의 반감을 샀다. 극 초반 에피소드의 핵심 가해자로 기능하며 ‘모범택시3’의 문제의식과 긴장감을 끌어올린 셈이다.

하선재는 서늘한 분위기와 또렷한 딕션, 광기 어린 눈빛으로 캐릭터의 잔혹성을 극대화했다. 전작에서 섬세한 감정선을 보여줬던 하선재가 이번에는 결이 완전히 다른 악인 역할을 소화하면서 배우로서의 연기 폭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