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갤러리 크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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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크레인’(GALLERY CRANE)이 이준형 작가의 개인전 ‘Out of Frame’(아웃 오브 프레임)을 통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이준형 작가의 개인전 ‘Out of Frame’이 11월 8일부터 12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위치한 갤러리 크레인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회화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에서 출발해, 회화를 정지된 이미지가 아닌 ‘경험의 결과물’로 확장하려는 작가의 시도를 보여준다. 

이 작가는 완성된 회화를 해체해 만든 뗏목을 타고 한강을 거슬러 오르며, 그 여정 속에서 포착된 시간의 흔적과 물결의 움직임을 다시 회화로 옮겨 선보인다. 이러한 수행적 과정은 회화의 물질적 틀(frame)뿐 아니라, 사회적 규범과 시각적 체계라는 또 다른 프레임을 동시에 벗어나려는 행위로도 읽힌다.

사진제공|갤러리 크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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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제목인 ‘Out of Frame’은 작가가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회화의 본질적 구조에 대한 질문을 함축한다는 게 갤러리 크레인 측의 설명이다. 명확한 형태를 지우고, 흐릿한 경계와 불확실한 감각만을 남긴 작품 속 이미지는, 이 작가가 직접 경험한 물의 흔들림, 빛의 반사, 카메라의 초점 이탈 등을 회화적 언어로 전환한 결과로, 의도와 우연, 추상과 재현이 교차하는 경계의 지점을 시각화한다. 관객은 그 흐릿한 장면 속에서 무엇인가를 ‘보려는 행위’ 자체에 몰입하며, 회화가 지닌 물질적·정신적 층위를 동시에 체험하게 된다.

이준형 작가는 서울대학교 서양화과와 런던 센트럴 세인트 마틴 예술대학을 졸업하고, 박사 과정에서 회화의 본질과 생성 과정을 주제로 연구를 이어왔다. 그는 오랫동안 ‘그림이 그려지는 경험’ 자체에 주목하며, 회화를 결과물이 아닌 과정으로 인식하는 시각을 구축해왔다. 이번에 선보이는 ‘Out of Frame’ 시리즈는 그 탐구의 연장선에 놓인 작업으로, 작가는 회화를 물리적으로 해체하고, 그 조각들을 다시 삶의 현장에서 수행적으로 이어붙이며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한다.

사진제공|갤러리 크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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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크레인 측은 “이번 전시는 회화를 해체하고 다시 회화로 돌아오는 순환적 구조 속에서, 예술이 현실의 틀을 넘어 어떻게 ‘경험의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회화가 지닌 존재적 가능성과, 그 안에 내재된 시간·행위·감각의 층위를 새롭게 조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