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의 멋…‘디카’에 빠진 MZ세대들

사진출처｜수지 인스타그램 캡처

낮은 해상도 진솔한 분위기 연출
제니·수지 디카 사진 공유해 눈길

레트로 열풍이 이어지며 한동안 추억 속에 머물던 디지털 카메라, 이른바 ‘디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편리함과 고화질에도 불구하고 2000년대 특유의 감성과 ‘순간을 기록하는 맛’이 재조명되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디카가 다시 떠오른 가장 큰 이유는 확실한 레트로 감성이다. 스마트폰 사진이 지나치게 선명하고 보정된 느낌을 주는 반면, 디카는 낮은 해상도 특유의 질감과 플래시 등이 오히려 진솔한 분위기를 만든다. 디지털이지만 아날로그 같은 결과물이 나오는 점도 디카만의 매력이다.

연예인들의 사용이 트렌드 확산에 불을 지폈다. 블랙핑크 제니는 해외 스케줄과 일상에서 디카로 촬영한 사진을 SNS에 자주 공개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수지는 드라마 촬영 현장과 여행지에서 찍은 디카 사진을 공유해 ‘수지 필터’라는 말까지 나왔고, 에스파 멤버 카리나 역시 디카를 활용한 자연스러운 셀카를 선보이며 MZ세대 사이에서 ‘디카 입문템’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이들의 사진은 모두 스마트폰으로는 쉽게 구현하기 어려운 질감과 분위기 덕에 높은 반응을 얻고 있다.

쉽고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고, 필름카메라처럼 현상 비용이 들지 않는 점도 강점이다. 스마트폰 카메라와 또 다른 경험을 원하는 사용자들에게 ‘디카는 지금 가장 합리적인 감성 아이템’으로 불린다.

디카 시장의 부활은 실제 판매량에서도 감지된다. 중고 플랫폼에서는 인기 모델 가격이 치솟으며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제조사들도 과거 모델을 재발매하거나 감성형 신제품을 내놓는 등 시장은 빠르게 활기를 되찾는 중이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