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rpy Tiger and Suissie balloon floats down Central Park West during the Macy‘s Thanksgiving Day Parade, Thursday, Nov. 27, 2025, in New York. (AP Photo/Frank Franklin)

The Derpy Tiger and Suissie balloon floats down Central Park West during the Macy‘s Thanksgiving Day Parade, Thursday, Nov. 27, 2025, in New York. (AP Photo/Frank Franklin)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핼러윈에 이어 미국의 ‘연말 대목’인 추수감사절까지 평정했다. ‘케데헌’이 미국 주류 문화의 한복판에 완전히 자리매김한 인상이다.

‘케데헌’의 위상은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제99회 메이시스 추수감사절 퍼레이드’에서 입증됐다. 1924년 시작된 이 퍼레이드는 미국 최대 명절 가운데 하나인 추수감사절에 열리는 초대형 이벤트로, 현지는 물론 글로벌 시청자의 이목이 집중되는 무대다.

시아 에리보·릴 존·시에라·코난 그레이 등 글로벌 아티스트들도 이날 행사에 대거 참석한 가운데,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스타는 ‘케데헌’ 속 걸그룹 헌트릭스의 가창을 맡은 이재와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였다. 이들은 무대에 올라 영화 속 히트곡 ‘골든’을 열창하며 행사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사진캡처|NBC라이브

사진캡처|NBC라이브

헌트릭스의 매니저 바비의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 켄 정까지 깜짝 등장해 헌트릭스를 직접 소개하며 현장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퍼레이드의 상징으로 꼽히는 초대형 풍선 이벤트에서도 ‘케데헌’은 단연 돋보였다. 미키 마우스·슈퍼맨·스펀지밥·피카츄 등 미국 및 글로벌 대표 대중문화 캐릭터들이 참여한 해당 퍼레이드에 ‘케데헌’ 속 호랑이·까치 콤비인 ‘더피와 서씨’가 등장했다. 이들은 함께 나온 마리오, 버즈 라이트이어(토이 스토리)보다 더 큰 환호를 받았다.

이런 화제성과 함께 헌트릭스의 ‘골든’ 뮤직비디오는 공개 158일 만에 8억 뷰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는 로제 ‘APT’(81일), 싸이 ‘강남스타일’(131일), 방탄소년단 ‘다이너마이트’(156일)에 이어 케이팝 뮤직비디오 최단 돌파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케데헌’은 지난 핼러윈 시즌에서도 압도적인 영향력을 과시한 바 있다. 헌트릭스 등 주요 캐릭터 의상이 미국 지역별 코스튬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했고, 특별 극장 상영 이벤트는 매진 행렬을 이뤘다.

‘케데헌’이 미국의 대표적인 연말 이벤트인 핼러윈과 추수감사절의 중심에 섰다는 사실은, 이 작품이 더 이상 서브컬처에 머무르지 않고 미국 대중문화와 트렌드를 이끄는 ‘주류 콘텐츠’로 확고히 자리 잡았음을 방증한다. 일부 북미 매체는 ‘케데헌’이 미국인의 소비력이 급증하는 대목 시즌 최대 수혜를 받은 ‘올해의 IP(지적재산권)가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