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헝가리 데브레첸 양극재 공장 준공…유럽 첫 생산거점 확보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주가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 준공을 지원해 준 이스트반 요 헝가리투자청장, 라슬로 파프 데브레첸 시장 등 헝가리 정부 관계자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 ㅣ 에코프로

K-배터리 기업 최초 유럽 현지 공장 완공
5만4천 톤 CAPA로 유럽 전기차 시장 본격 공략

에코프로가 헝가리 데브레첸에서 양극재 생산공장을 준공하고 상업 생산에 돌입하며 본격적인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다. K-배터리 소재 기업 가운데 유럽 현지에 생산기지를 구축한 것은 에코프로가 처음이다.

에코프로는 11월 28일(현지시간) 데브레첸 현지에서 준공식을 열었다고 30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주,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 최문호 에코프로비엠 대표 등 그룹 경영진을 비롯해 이스트반 요 헝가리투자청(HIPA)장, 왕민 GEM 부회장, 이석희 SK온 사장 등 국내외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유럽 현지 진출의 의미를 함께 기렸다.

이동채 창업주는 축사에서 “헝가리 정부의 전폭적이고 신속한 원스톱 지원 덕분에 2023년 착공 이후 3년 만에 한국 양극재 기업 최초의 유럽 현지 생산기지를 완공했다”며 “유럽 전기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는 시점에서 에코프로와 유럽이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는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데브레첸 공장은 약 44만㎡에 이르는 부지에 △양극재 생산을 담당하는 에코프로비엠 △리튬 가공 전문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산소·질소 등 산업용 가스를 생산하는 에코프로에이피가 집적된 형태로 구축됐다.

주요 생산능력은 양극재 CAPA: 연 5만4,000톤(전기차 60만 대분), 수산화리튬 생산량: 연 8,000톤, 산업용 산소 생산량: 시간당 1만6,000㎥이며, 장기적으로 증설이 추진될 예정이며, 전체 생산규모는 연 10만8,000톤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에코프로는 2025년부터 NCA, NCM 등 하이니켈 삼원계 양극재를 우선 생산하고, 시장 수요에 맞춰 미드니켈 제품, LFP 등 중저가 제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힐 계획이다. 특히 에코프로가 인도네시아 제련소에서 조달하는 저렴한 니켈 원료를 활용하고, 자동화·스마트팩토리 기반의 첨단 제조기술을 적용해 원가를 낮출 수 있어 가격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연합(EU)은 핵심원자재법(CRMA) 시행으로 배터리 소재·부품의 유럽 역내 공급망 구축을 사실상 의무화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한국 기업 최초로 유럽 생산기지를 확보함으로써 규제 대응력을 확보하고, 신규 고객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다.

헝가리에는 이미 삼성SDI, SK온, CATL, BMW 등 글로벌 배터리·완성차 기업이 대규모 생산기지를 운영 중이다. 에코프로 양극재가 이들과의 공급망에서 즉시 적용 가능한 현지 소재라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한다.

에코프로는 헝가리 데브레첸과의 상생 공동체 구축을 기업 운영의 핵심 기조로 삼고 있다. 지역 청년 고용을 확대하고, 인근 기술학교·직업교육기관과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채용 연계형 교육 과정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전날인 27일에는 부다페스트에서 한·헝가리 문화 교류 및 전야제 행사를 열어 지역사회와의 교류 의지를 강조했다.

에코프로의 데브레첸 공장 가동은 유럽 시장의 배터리 공급망 재편 가속, 현지 규제 대응을 위한 한국 기업들의 생산기지 확보 경쟁 촉발, 글로벌 고객사 확보의 본격적인 시작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포항 ㅣ정다원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정다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