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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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이 ‘MAMA’ 무대를 전면 수정해 ‘무제’를 선택하며 홍콩 시민에게 조용하지만 깊은 위로를 건넸다.

가수 지드래곤은 11월 29일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MAMA AWARDS’에서 예정된 구성 대신 ‘무제(無題)’를 올리며 절제된 헌사를 전했다. 이날 그는 비보를 겪은 홍콩 시민들을 향한 연대의 뜻을 담아 올블랙 의상과 검은 리본을 착용했고, 화려한 퍼포먼스 대신 침묵과 담백함으로 메시지의 무게를 전했다. 이와 함께 대상 포함 4관왕을 기록하며 K-POP 아이콘으로서의 영향력을 다시 증명했다.

지드래곤은 본래 ‘DRAMA’, ‘Heartbreaker’로 꾸밀 예정이었으나 현지 아파트 화재 소식을 듣고 무대를 전면 수정했다.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로하고자 한 결정이었다. 그는 홍콩 타이포 웡 푹 코트 지원 기금에 100만 홍콩달러(한화 1억8800만 원)를 기부하며 실질적인 도움까지 보탰다.

‘무제’ 무대는 불필요한 장치를 배제한 채 메시지에 집중했다. 짧은 준비 기간에도 고인의 명복을 비는 마음과 시민들을 위로하고자 하는 진정성을 중심에 둔 그의 태도는 현장에 조용하고도 깊은 울림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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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에서 지드래곤은 올해의 가수상을 포함해 남자 가수상, 베스트 댄스 퍼포먼스 남자 솔로상, 팬스 초이스 남자 톱 10까지 4개 부문을 수상했다. 특히 ‘올해의 가수상’ 시상자로 나선 배우 주윤발은 10년 전 빅뱅에게 상을 수여했던 인연을 떠올리며 “기다리느라 머리가 하얗게 변했다”라고 농담을 건넸고, 두 사람의 재회는 상징성과 여운을 더했다.

지드래곤은 “큰 슬픔을 겪는 홍콩 시민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겠다”라며 “주윤발 형님에게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응원해주는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내년은 빅뱅 20주년, 그때는 친구들과 함께 찾아오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드래곤은 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G-DRAGON 2025 WORLD TOUR [Übermensch]’ 서울 앙코르 공연을 앞두고 있다. K-POP을 대표하는 스타일 아이콘으로서 그가 선보일 대미의 무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