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2일(한국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9월 말 일시적 휴전이 성사된 뒤에도 이어졌으며, 내부적으로는 실제 ‘이스라엘 출전 정지’ 표결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출처|디 애슬레틱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2일(한국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9월 말 일시적 휴전이 성사된 뒤에도 이어졌으며, 내부적으로는 실제 ‘이스라엘 출전 정지’ 표결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출처|디 애슬레틱


유럽축구연맹(UEFA)이 가자지구 휴전 이후에도 이스라엘의 국제 경기 배제 가능성을 놓고 친팔레스타인 성향의 ‘게임 오버 이스라엘(Game Over Israel)’ 캠페인 측과 비공식 협의를 이어온 사실이 드러났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2일(한국시간) “UEFA는 ‘게임 오버 이스라엘’과 접촉했다. 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9월 말 일시적 휴전이 성사된 뒤에도 이어졌으며, 내부적으로는 실제 ‘이스라엘 출전 정지’ 표결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UEFA는 9월 미국 중재로 휴전이 이뤄지기 직전까지도 일부 회원국의 강한 요구에 따라 이스라엘의 유럽대회 참가 지속 여부를 표결에 부칠지 논의했다. 그러나 지도부는 휴전 발표 직후 표결을 보류했다. 그 과정에서 UEFA와 ‘게임 오버 이스라엘’ 측은 스위스 니옹 본부에서 직접 만남을 가졌으며, 이후에도 국제법·인권 기준에 따른 조치 가능성 등을 계속 논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UEFA 내부에서는 당장 집행위원회를 통해 이스라엘을 정지시키는 데에는 신중한 기류가 유지되고 있다. 다만 아일랜드와 스위스에서 제기된 두 건의 법적 문제 제기가 향후 UEFA 결정에 실질적인 강제력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아일랜드축구협회(FAI)는 이미 이스라엘이 UEFA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며 공식적으로 출전 금지를 요구하는 안건을 제출했다.

UEFA 집행부가 정치적으로는 “중립” 입장을 유지해왔지만, 내부적으로는 가자지구 사태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알렉산데르 체페린 UEFA 회장은 지난 8월 슈퍼컵 경기에서 ‘아이들을 죽이지 말라, 민간인을 공격하지 말라’는 배너를 직접 추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스위스에서는 곧 UEFA 본부가 있는 보 주(州) 법원에 제소가 이뤄질 전망이며,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위반했는지 여부와 UEFA의 세금 감면 자격 유지 문제까지 쟁점화된다. 이스라엘은 1994년 UEFA 가입 이후 국가대표팀과 클럽팀이 유럽 무대에서 경쟁해왔으며, 만약 출전이 정지될 경우 월드컵 유럽예선부터 챔피언스리그·유로파리그 등 전 분야가 중단된다. 이스라엘은 과거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이었으나 1974년 아랍권 국가들의 보이콧으로 퇴출된 바 있다.

휴전 이후에도 계속된 UEFA와 친팔레스타인 단체 간 접촉은 유럽 축구가 향후 국제법·인권 의제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국제사회와 회원국의 압박, 법적 소송, 내부의 도덕적 고민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이스라엘 배제’ 문제는 유럽 축구계의 최대 외교·정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