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예·경보시설 곳곳 ‘먹통’인데 7개월간 몰랐다… 부산시·16개 구·군 안전 관리 구멍

감사위 “예경보체계 최상위 계획도 부실 … 시민 안전 담보 못 해”

부산시청.

부산시가 기상이변에 대비한 재난 예·경보체계 구축을 추진해 왔음에도 실제 현장 관리와 시설 운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예·경보시설은 고장 상태가 장기간 방치됐고 최상위 계획조차 누락된 지자체가 확인되면서 시민 안전을 지켜야 할 행정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광역시 감사위원회는 최근 기상이변으로 국지성 호우와 대형 태풍 피해가 증가하는 가운데 재난 예·경보시설 운영 실태 점검을 위한 안전감찰을 실시했다. 재난 정보의 신속하고 정확한 전달을 통해 안전사고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감찰 목적이었다.

이번 감찰은 처벌보다는 선제적 예방에 방점을 두고 진행됐다. 재해문자전광판과 자동음성통보시설 등 재난 예·경보시설뿐 아니라 침수위험 신속알림 시스템, 하천·지하차도 안전시설물(차단기·비상탈출시설) 등 시민 생활과 직결된 안전시설물이 중점 점검 대상이었다.

감찰에 앞서 기존 감사 결과와 언론 보도, 타 기관 감사사례 등을 사전에 분석했으며 올해 5월14일~7월11일41일간 부산시와 16개 구·군을 대상으로 감사인원 5명, 정보통신 분야 외부 전문가 1명, 시민감사관 1명이 투입돼 실지 감찰이 진행됐다. 이후 내부 검토 등을 거쳐 2025년 11월1일 감사 결과가 최종 확정됐다.

감사위원회는 이번 감찰에서 총 7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확인하고 시정·주의·통보 처분을 요구했다.

먼저 재난 예·경보시설 관리 및 운영의 부적정이다. 부산시와 16개 구·군의 시설 현황 자료는 일부 실제와 불일치했고, 낙동강관리본부 외 2개 구에서는 고장 시설을 장기간 조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하구 등 3개 구는 관련 조례나 지침 없이 시설을 관리해 재난 대응 절차의 근거가 모호했다.

또한 재난 예·경보체계 종합계획 수립의 미비도 드러났다. 16개 구·군 모두 예경보체계 구축 종합계획에 대한 담당 사무를 분장하지 않았고, 금정구 등 6개 구·군은 통합 플랫폼 구축 계획이 누락되거나 미흡한 상태였다.

폭염 위기 대응 체계도 허술했다. 16개 구·군은 폭염 비상단계·근무편성 기준 등이 규정마다 상이했으며, 폭염 재난 현장조치 행동매뉴얼이 최신화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이 밖에 하천·지하차도 침수 취약 시설 안전관리 미흡, 도시침수 통합정보시스템 운영 오류, 침수 감지 장비 설치 위치 부적정 등도 함께 지적됐다.

부산 | 김태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b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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