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아이다에서 이집트의 공주 암네리스로 분한 아이비. 아이비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신선한 해석의 암네리스 연기로 관객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 암네리스가 펼치는 목욕탕 패션쇼 장면은 강추. 사진제공|신시컴퍼니
‘푼수·된장녀’ 이집트 공주의 막판 반전
각성 아닌 드러냄…섬세한 연기 돋보여
목욕탕 장면도 압권…아이비의 재발견
아이비의 암네리스를 보면서, 사실은 조금 놀랐다. 아이비가 보여준 암네리스의 독특한 결에 놀랐고, ‘아이비가 이런 배우가 되었구나’ 싶어 감탄했다.
아이비가 맡은 암네리스는 이집트의 공주다. 2017년 3월까지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아이다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포로로 잡혀 온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 훈남 라다메스 장군과 삼각 러브관계를 이루는 한 축이다. 이 역할의 간판스타는 정선아였다.
당대의 최강국 이집트의 공주 암네리스는 푼수에 된장녀다. 호화궁전에 앉아 하루 종일 생각하는 것이라고는 ‘무엇을 입을까’와 ‘어떻게 하면 라다메스를 꼬실 수 있을까’ 뿐이다. 여기서 ‘무엇을 입을까’는 암네리스를 알 수 있는 중요한 표징인데, 왜냐하면 이 작품에서 가장 유명한 넘버 중 하나인 ‘마이 스트롱기스트 슈트(My Strongest Suit)’가 있기 때문이다. ‘옷은 나의 힘’ 정도의 느낌이랄까. 목욕을 마치고 나온 암네리스가 시녀들 앞에서 부르는 노래인데 곡이 점점 가속되면서 아이다의 명장면인 패션쇼로 이어진다. 코믹하면서도 대단히 화려하고 멋진 장면이니 무대에서 못 보신 분들은 유튜브라도 검색해 꼭 한 번 일견하시길.
● ‘준비된 배우’ 아이비는 제2의 옥주현이 될 수 있을까
푼수에 된장녀인 암네리스는 극의 막판에 이르러 드디어 ‘각성’을 하게 된다. 그리고 지혜로우며 강직한 이집트의 공주로 거듭난다. 나라의 영웅에서 역적으로 곤두박질한 연인 라다메스와 아이다에게 “저 둘을 사막에서 함께 죽게 하라”고 명판결을 내릴 때의 암네리스는 과연 ‘저 여자가 옷타령 하던 그 여자가 맞나’ 싶을 정도다.
그런데 아이비의 암네리스는 꽤 독특한 구석이 있다. 지금까지의 암네리스가 푼수녀의 각성이란 느낌을 주었다면, 아이비의 암네리스는 ‘푼수인 척했던 암네리스의 커밍아웃’에 가깝다고나 할까. 세상이 원하는 공주의 이미지를 위해 그저 옷이나 잘 입고, 보석으로 치장하고, 늘 웃으며 살아 왔지만 실은 권력욕에 사로잡힌 대신들을 감시하고, 가난한 백성들에게 연민을 느끼며, 어려서부터 친구처럼 지내온 한 남자에게 순전한 사랑을 바치는 암네리스다. 그런 암네리스가 마지막에 보여준 반전은 확실히 ‘각성’이라기보다는 ‘드러냄’의 인상이 짙다. 아이비에게 물어봤지만 돌아온 대답은 “ㅎㅎㅎ” 뿐이었다. 적어도 부정은 아니었다. 하긴 배우는 무대에서 보여줄 뿐,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자 권리다. 관객은 이 몸살 나도록 재미있는 권리를 포기할 이유가 없다.
아이비란 배우를 눈여겨보고 있다. 어쩐지 아이비야말로 두 살 위 선배 옥주현의 뒤를 이어 한국 뮤지컬계의 또 다른 여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품게 만들기 때문이다. 예술의전당을 뒤흔드는 핵폭탄급 성량, 무대에서의 강렬한 존재감은 옥주현이 여전히 최강이다. 동 세대에서는 차지연, 정선아 정도가 견줄 수 있을까. 하지만 아이비는 옥주현이 갖지 못한 섹시함과 섬세함을 갖고 있다. 특히 애잔하게 스며드는 연기는 대단하다. 사실 아이비가 제2의 옥주현이 되든 말든 그게 무슨 상관이겠는가. 그저 호사가들의 말장난일 뿐. 분명한 것은 그가 배우로서 한 발 한 발, 그것도 성큼성큼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암네리스가 입증하고 있다. 그것은 ‘각성’이 아닌 ‘드러냄’이다. 아이비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영리한, 그리고 준비된 배우인지도 모르겠다.
생활경제부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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