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순조로운 출발, 하지만 갈길이 멀다

입력 2017-11-06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출범 100일 기념 언론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이용우(왼쪽),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사진제공|카카오뱅크

■ 출범 100일 카카오뱅크, 성과와 과제는?

계좌 개설·수신액 등 케이뱅크보다 성장 빨라
전월세 대출 상품 및 신용카드 사업 개시
자본 확보 위해 은산분리 완화 여부 관건


기대와 우려 속에 출범한 두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100일을 맞았다. 카카오뱅크의 100일은 ‘절반의 성공’이란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초기부터 많은 화제와 주목할 실적으로 기존 금융권을 긴장시키는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10월 말 현재 계좌 개설 고객이 435만 명으로 하루 평균 4만3500명이 카카오뱅크 계좌를 개설했다. 수신 규모는 4조200억원, 여신은 3조3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야심차게 발행한 카카오프렌즈 체크카드는 318만 명이 발급했으며 해외송금도 총 3만4000여 건이 이뤄졌다. 카카오뱅크보다 3개월 앞서 출범한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같은 기간 가입자 40만명, 수신액 6500억원, 여신액 6100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 속도가 5배 이상 빠르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서울시 용산구 카카오뱅크 서울 오피스에서 출범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내년에 선보일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공개했다. 일요일에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모바일 전월세 보증금 대출 상품, 자동이체통합관리 서비스 등을 출시하고 2019년을 사업 시작을 목표로 신용카드 사업도 구상중이다.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혁신적인 서비스에서 나아가 고객이 쉽고 편리한 은행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금융 소비자 일상에 초점을 맞춘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서비스 지연·접속 장애 시스템 결함 해결 과제

출범 초부터 돋보이는 실적과 의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카카오뱅크의 미래가 장밋빛 희망으로만 펼쳐진 것은 아니다.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자본 확보를 위한 은산분리 정책의 완화 여부다. 8월 유상증자를 통해 5000억원의 자본금을 추가로 확충했지만, 현재의 여수신 증가 속도를 볼 때 새로운 추가 유상증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자본금 확충을 위해 필수적인 은산분리 완화를 위한 은행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어 카카오뱅크의 속내는 답답하기만 하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은산분리 완화 정책이 바뀌지 않는다고 은행이 어려워지지는 않지만 혁신 속도는 느려질 것”이라며 개정안 처리에 속도를 내줄 것을 요청했다.

서비스 지연 및 접속 장애 등 시스템 결함도 개선해야 할 요소다. 빠른 업무처리 속도를 강점으로 내세운 것과 달리 대출신청 등 일부 서비스의 처리 속도가 더뎠고, 고객 상담전화 연결도 쉽지 않아 불만이 터져나왔다. 더구나 체크카드 결제 오류와 무단 인출 사건까지 발생하며 카카오뱅크의 금융 시스템과 보안에 대해 우려가 크다.

이 공동대표는 “시중은행보다 더 강한 보안과 시스템 구축에 신경을 썼지만 단기간에 진행하다 보니 대응할 룰을 마련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시스템 결함을 사전에 거를 수 있는 룰을 보완할 것”이라고 했다.

일명 ‘깡통계좌’로 불리는 비활성계좌 비율 증가와 중장년층이 소외된다는 지적도 있다. 윤 공동대표는 “시중은행도 비활성계좌가 많다. 카카오뱅크의 비활성계좌 문제는 체크카드 발송 지연과 연관성이 있다. 체크카드 발송을 빨리 하고 싶지만 물리적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 공동대표는 “50대 이상은 보수적 성향을 띈다. 모바일 은행이라 지점이 없다는 점 등이 불안감으로 작용하는데 조금 더 시간이 지나봐야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