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범의 투얼로지] 지루할 틈 없는 전통시장 나들이, 서울 동대문구

입력 2021-10-07 16: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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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잡화를 판매하는 서울풍물시장의 노랑동. 취급품목에 따라 구역 색깔을 정해서 미리 알고 가면 이용하기 편리하다. 사진|서울관광재단

-서울풍물시장, 취급 품목별로 상가 색깔 구분
-고미술 상가, 인테리어 소품 찾는 발길 이어져
-경동시장, 제기동부터 청량리역까지 상권 대표
-서울약령시장, 우리나라 유통한약재 70% 취급
-홍릉시험림, 90년대부터 개방해 호젓한 분위기
“정겹고 아기자기한 일상의 재미, 운 좋으면 득템 찬스도”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부는 요즘은 가벼운 나들이에 딱 좋은 시기다. 별다른 준비없이 가벼운 차림으로 반나절 정도의 도심 나들이에 좋은 곳은 전통시장이다. 서울 동대문구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할 특색있는 전통시장들이 많다. 오랜 역사를 지닌 서울약령시부터 고미술상가, 풍물시장, 그리고 경동시장에 이르기까지 지루하지 않은 볼거리가 가득하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돌아다니는 재미가 있는 시장 나들이가 끝났다면 가까운 홍릉시험림에서 무르익는 가을 정취를 느껴볼 수도 있다.
서울관광재단(대표이사 길기연)은 아기자기한 도심 시장투어와 도심 숲속에서의 여유로운 힐링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동대문구를 가을 시내 나들이로 추천했다.

레트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서울풍물시장의 테마공간 ‘청춘1번가‘. 왼쪽부터 청춘국밥 청춘문방구 청춘다방이 있다. 사진|서울관광재단

서울풍물시장, 없는 것 빼고 다 있다

황학동 도깨비시장이란 이름으로 기성세대에겐 더 친숙한 곳이다. 한국전쟁 이후 청계천 인근에 고물상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시작됐다. 온갖 다양한 품목을 다루면서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라는 ‘전설’이 만들어졌다. 벼룩시장-도깨비시장-개미시장-만물시장-마지막 시장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다 2003년 ‘동대문 풍물벼룩시장’, 2008년에 ‘서울풍물시장’으로 명칭이 자리잡았다.

색깔별로 다루는 품목과 구역을 지정했다. 1층의 노랑동은 생활잡화, 주황동은 구제의류, 초록동은 골동품, 빨강동은 먹거리를 파는 식당가다. 2층의 남색동은 생활잡화, 파랑동은 의류, 보라동은 취미생활 용품을 취급한다.
2층에는 60~70년대 서울 시내 상점가를 재현한 테마존 ‘청춘 1번가’가 있다. 스튜디오처럼 꾸며진 공간에는 교복을 대여해주는 청춘사진관, 레코드 방, 만화방, DJ가 있는 음악다방 등이 있다.

식당들이 모인 빨강동에서는 국밥류, 면류, 불고기, 생선구이 등 다양한 메뉴를 취급한다.(주소:서울 동대문구 천호대로4길 21/지하철 1·2호선 신설동역 9번 출구 도보 6분)

답십리 고미술상가에 들어가면 매장 내부 빽빽하게 놓인 다양한 고미술품을 만날 수 있다. 사진|서울관광재단

골동품은 이곳에, 답십리 고미술 상가

청계천, 아현동, 황학동 등지에 있던 고미술상들이 1980년대 답십리로 모이면서 상가를 형성했다.

답십리역 대로변 뒤쪽 골목에 있는 삼희아파트 1층의 상가구역에 가면 온갖 종류의 골동품들이 길까지 나와 있다. 한옥의 문, 창살, 장식장부터 공예품, 도자기, 석물, 그림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전에는 한국 골동품을 수집하려는 외국인이 많이 찾았지만, 최근에는 색다른 인테리어 소품을 찾는 국내 고객이 더 많다고 한다. 30년 역사의 ‘성천막국수’는 이곳을 대표하는 맛집이다. 물막국수가 대표 메뉴인데, 동치미 국물만 쓰고 고명과 양념을 곁들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주소:서울 동대문구 고미술로 39/지하철 5호선 답십리역 2번 출구 도보 3분)

동치미 국물로만 만들어 막국수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답십리 고미술상가의 유서깊은 맛집 성천 막국수 사진|서울관광재단

70년 역사, 경동시장

예전에는 약령시와 맞닿아 ‘경동한약상가’라는 이름으로 한약재를 파는 시장이었다. 이후 수산시장과 청과물시장까지 갖춰 70년이 넘게 제기동역부터 청량리역 사이의 상권을 대표하고 있다.

2층과 3층에는 색다른 공간인 상생스토어가 있다. 대형마트와의 경쟁으로 시장에 매출이 감소하자 상인들의 동의를 얻어 2층에는 작은 도서관과 카페, 인삼 판매장과 함께 노브랜드 매장을, 3층에는 ‘서울훼미리’라는 이름으로 청년몰을 만들었다.

경동시장 2층과 3층에는 상생스토어가 있다. 2층의 작은 도서관과 카페. 사진|서울관광재단


경동시장에서는 동대문구의 지원으로 온라인 전통시장 장보기 서비스를 운영한다. 채소, 수산물, 육류 등을 온라인에서 주문하면 동대문구 지역에 한해 2시간 내에 배송한다.
청년몰의 푸드코트에서는 20여 업체가 입점해 중화요리, 분식, 한식 등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시장을 벗어나 청량리역 2번 출구로 가면 ‘청량리 먹자골목’이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감자탕, 닭볶음탕, 아귀찜 등의 가게가 있다.(주소:서울 동대문구 고산자로36길 3/지하철 1호선 제기동역 2번 출구 도보 9분)

약령시 상가 모습. 국내 최대 한약재 시장으로 전국서 유통되는 물량의 79%를 취급한다.


국내 최대 한약재 시장, 서울약령시장

조선시대 의료기관인 보제원 터에 자리 잡은 국내 최대의 약령시다. 우리나라에 유통되는 한약재의 약 70%가 이곳에서 거래된다. 제기동역부터 경동시장 사거리까지 많은 약재상과 한의원들이 모여 있다.

약령시장 안에는 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이 있다. 한의약과 관련된 유물과 약재를 전시하고 있다. 한약재를 넣은 물에 발을 담가 피로를 풀어주는 족욕체험, 온열안마배드에 앉아 스트레스를 진단하고 한방팩을 처방받는 보제원 체험실 등도 있다.

한약재를 넣은 물로 족욕체험을 할 수 있는 한의약박물관. 사진|서울관광재단


약령시 골목에는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서깊은 식당들이 있다. 연탄불에 돼지갈비를 굽는 감초식당과 경동연탄돼지갈비, 30년 넘게 갈비탕과 도가니탕을 팔아온 토성옥 등이 대표적이다.(주소:서울 동대문구 약령중앙로 10/지하철 1호선 제기동역 2번 출구 도보 2분)

도심 속 힐링공간, 홍릉시험림

정식 명칭은 ‘국립산림과학원 홍릉시험림’이다. 1922년 일제강점기 시절, 서울의 동쪽 천장산에 임업시험장을 창설하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수목원으로 조성되었다. 현재는 국내외 다양한 식물유전자원 2035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연구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숲을 개방하여 평일에는 생태학습 교육장, 주말에는 자유 관람으로 도심 속 휴식처가 되고 있다.

홍릉시험림의 제2수목원. 오랜 시간 일방에 개방을 하지 않던 곳이라서 고즈넉한 분위기가 매력이다. 사진|서울관광재단


수목원은 침엽수원과 활엽수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1 수목원부터 제8 수목원까지, 그리고 약용식물원과 난대식물원, 조경수원 등 총 11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오랫동안 개방하지 않던 숲이라 입구부터 호젓하다. 평일에는 정해진 시간에 예약을 통한 해설사 투어만 가능하고 주말에는 정해진 시간에 예약 없이 해설사 투어와 자유관람이 가능하다.

고종의 후궁인 순헌황귀비 엄씨의 능인 영휘원과 순헌황귀비의 손자인 이진의 묘인 숭인원이 길 건너에 있다. 다른 조선 왕릉에 비하면 규모가 작지만 찾는 이가 많지 않아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즐기기 좋다.
(주소:서울시 동대문구 회기로 57/지하철 6호선 고려대역 2번 출구 도보 약 12분)

홍릉시험림의 해설사 투어 모습. 평일은 사전예약의 해설사투어를 진행하고, 주말에는 예약업이 정해진 시간에 해설사 투어나 자유관람이 가능하다. 사진|서울관광재단


스포츠동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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