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준비하는 기업들…“다시 일상으로”

입력 2021-10-19 18: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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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이 조심스럽게 ‘위드 코로나’를 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이르면 내달 ‘단계적 일상 회복’ 준비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힌 데 따른 조치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면회의와 해외출장 등 방역 수칙을 조금씩 완화하고 나섰다. 다만 아직 대다수 기업들은 현행 체제를 유지하면서 정부의 발표를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새 방역 지침 시행

삼성전자는 7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해외출장, 대면회의·교육 재개 등의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방역지침 기준을 공지했다. 임직원 백신 접종률 상승과 사내 확진자·유증상자 발생 감소 등을 고려해 일부 방역 조치를 완화했다.

먼저 중단됐던 대면회의와 대면교육을 재개했다. 회의는 10명, 교육은 20명 한도로 운영할 수 있게 했다. 사업장 간 셔틀버스도 정원의 50% 이내로 운행을 시작했다. 또 업무상 필요할 경우 사업부 자체 판단으로 출장을 승인할 수 있게 했다. 해외 출입국 후 정부로부터 격리 면제가 이뤄질 경우 입국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바로 출근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그룹도 이달 초 임직원의 백신 접종율 증가에 따라 단계적 방역지침 완화를 진행했다. 백신 접종 완료자들의 대면 교육·회의를 시작했고, 임원식당 운영도 재개했다.

SK하이닉스도 백신 접종을 완료한 임직원에 대한 해외 출장 지침을 기존보다 완화하고, 10인 미만의 대면 회의를 재개했다. LG전자는 기존 50% 이상을 유지해 온 재택근무 비율을 40% 이상으로 줄이기로 했다. 집합교육은 20인 이하로 허용하도록 했다.

전면 원격근무 등 실험도

정부가 위드 코로나를 준비하고, 주요 기업들도 보폭을 맞추고 있는 만큼 다른 기업들도 조만간 방역조치 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 움직임을 보이는 기업은 많지 않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위드 코로나와 상관없이 올 연말까지 재택근무를 유지하기로 한 기업들도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인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며 “대부분의 기업들이 정부의 발표에 맞춰 방역 완화를 준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이전과는 다른 업무방식을 추진하는 기업들도 눈에 띈다. SK텔레콤은 앞으로 검토하게 될 위드 코로나 방역완화와는 상관없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 상시 디지털 업무 체계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박정호 사장도 지난해 말 열린 타운홀에서 “내일 당장 코로나가 없어지더라도 전 직원이 집, 회사, 거점오피스 등 근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워크 애니웨어’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일부 IT기업의 경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원격 또는 재택근무를 지속하려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라인플러스는 지난 7월부터 전일 완전재택부터 주 N회 재택까지,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를 조합해 선택할 수 있는 혼합형 근무제 ‘하이브리드 워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내년 6월 말까지 유연한 근무형태를 실험하고 장기적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사무실도 내년 상반기까지 자율좌석제 기반 ‘모바일 오피스’로 바꾼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의 경우 본사로 사용하던 사무실을 폐쇄하고 자체 개발한 메타버스 협업 툴 메타폴리스를 이용한 전면 원격근무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18세 이상 성인 80%, 고령자 90% 이상이 접종 완료를 마치는 시점에 단계적 일상 회복을 위한 준비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2일에는 코로나19 일상회복 지원위원회 두 번째 회의에서 세부 방향을 논의한다. 유행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면 31일 이전에 추가로 방역 조치를 완화하기보다 11월 이후 단계적 일상회복 체계 전환을 검토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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