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4차 발사 성공의 숨은 주역, HD현대중공업… 발사대 기술 100% 국산화 완성

HD현대중공업이 구축한 발사대에서 발사 준비를 마친 누리호. 사진제공 ｜HD현대중공업

대한민국의 우주를 향한 도전이 또 하나의 결실을 맺었다. 27일 새벽, 전남 고흥의 밤하늘을 가르며 솟아오른 누리호 4차 발사의 성공 뒤에는 발사대시스템을 총괄한 HD현대중공업의 치밀한 기술력이 자리하고 있었다.

HD현대중공업은 1~3차 발사에 이어 이번 4차 발사에서도 발사대시스템의 설계와 제작, 구축은 물론 운용까지 전담하며 완벽한 조력자 역할을 수행했다. 거대한 발사체가 화염을 뿜으며 이륙하는 순간까지, 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연료와 산화제를 오차 없이 공급하는 기술은 발사 성공의 필수 전제조건이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대한민국 우주 인프라의 신뢰성을 다시금 확인시킨 계기가 됐다. 특히 해외 기술에 의존하던 과거를 뒤로하고 발사대 공정 기술의 완전한 국산화를 이뤄냈다는 점은 한국 우주산업 역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것으로 평가받는다.

HD현대중공업의 발사대시스템 기술력은 하루아침에 완성된 것이 아니다. 2020년 완공된 제2발사대 기반시설 공사를 통해 지하 3층, 연면적 약 6000㎡ 규모의 견고한 토대를 마련했으며， 발사대 지상기계설비(MGSE)와 추진제공급설비(FGSE), 발사관제설비(EGSE) 등 핵심 시스템 전 분야를 독자 기술로 구축했다. 이번 4차 발사 과정에서도 발사 전 최종 점검과 테스트, 실제 발사 운용에 이르는 전 과정을 총괄하며 단 한 번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정밀함을 선보였다.

● 기술 독립의 쾌거, 100% 국산화
이번 발사의 가장 큰 의의는 발사대시스템 공정 기술의 국산화율을 100%로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이는 대한민국이 더 이상 외국의 기술적 간섭이나 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우주 발사 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음을 의미한다. 2007년 나로호 발사대시스템 구축 사업부터 시작해 누리호 1~4차 발사 지원에 이르기까지, HD현대중공업이 십수 년간 축적해 온 데이터와 노하우는 이제 차세대 발사체 사업과 국내 우주산업 생태계 확장을 위한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4차 발사 성공은 국내 독자 기술로 구축한 발사대시스템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재확인한 결과”라며 “앞으로 예정된 누리호 5·6차 발사의 성공적인 운용은 물론, 차세대 발사체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대한민국이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