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한 방울보다 소변 한 컵이 더 많은 정보를 주는 시대’가 의료현장에 성큼 다가왔다.

AI 기반 조기 암 진단을 연구하는 솔루엠헬스케어가 서울대 보라매병원과 함께 전립선암 조기진단 임상연구를 본격 시작했다. 연구는 10월 16일 서울대 보라매병원 임상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 승인을 통과하며 공식적으로 출발했다.

이번 연구는 전립선암 환자와 건강한 대조군의 소변에서 대사체 변화를 정밀 분석하고, 이를 AI 기술과 결합해 조기 암 진단의 임상적 유효성을 확인하는 데 목적이 있다. 대사체는 체내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저분자 물질로, 암세포가 정상세포와 다른 대사 패턴을 보인다는 점에 착안한 방식이다.

전립선암은 국내 남성암 중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전체 남성 암 발생의 14.1%를 차지한다. 특히 2022년 신규 환자 수는 2017년보다 약 58% 늘어, 최근 5년 동안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한 암종으로 조사됐다.

현행 1차 선별검사인 PSA 혈액검사는 특이도가 30~50% 수준으로 낮아 위양성률이 높고, 불필요한 조직검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 이 때문에 비침습 방식의 정확한 조기진단 기술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솔루엠헬스케어는 이번 임상연구에서 AI 기반 소변 분석 조기 암 진단 플랫폼의 실제 의료 환경 적용 가능성과 진단 정확도를 다각도로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확보되는 임상 데이터는 기술 상용화 과정의 핵심 근거가 될 전망이다.

김지희 솔루엠헬스케어 대표는 “이번 임상연구는 AI와 대사체 분석을 결합한 새로운 조기 암 진단 기술의 임상적 타당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단계”라며 “전립선암뿐 아니라 조기진단이 어려운 췌장암 등 다른 암종에서도 연구를 확장해 비침습적 조기 진단 플랫폼 상용화를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