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판교점 전경. 사진제공|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판교점 전경. 사진제공|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개점 10년 4개월 만에 연매출 2조 원을 돌파했다.

27일까지 누적 매출 2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전년 매출(1조7300억 원)보다 약 16% 신장했다. 2015년 8월 오픈 이후 5년 4개월 만인 2020년 국내 백화점 최단기간 ‘연매출 1조 클럽’ 가입에 이어, 이번에는 최단기간 연매출 ‘2조 백화점’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특히 서울과 부산 외 지역에서 첫 ‘2조 백화점’이라는 기록도 세우게 됐다.

주요 요인으로 럭셔리 경쟁력이 꼽힌다. 루이비통을 비롯해 까르띠에·티파니·불가리·피아제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연이어 유치했으며, 전체 점포 중 가장 많은 96개의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명품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초고가 시계·주얼리 매출 신장세가 압도적이다. 

여기에 핵심 상권인 판교 지역의 탄탄한 배후 수요와 함께, 서울·경기 등 광역 상권의 고객 비중이 높은 것도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주변에 IT기업이 밀집돼 있어 젊은 고소득층 유입이 활발하고, 신분당선을 비롯한 철도 교통망과 경부고속도로·분당수서로 등 주요 간선도로가 인접해 수도권 전역에서 접근성이 뛰어나다.

●오프라인 경험 혁신 주효

현대어린이책미술관 ‘생각 수장고’ 전시에서 본인이 살고 있는 동네를 그려보는 ‘수채화 지도’ 체험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 사진제공|현대백화점

현대어린이책미술관 ‘생각 수장고’ 전시에서 본인이 살고 있는 동네를 그려보는 ‘수채화 지도’ 체험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 사진제공|현대백화점


체험 콘텐츠 중심의 고객 경험 혁신 전략도 주효했다. ‘경험을 팔아라’를 콘셉트로, 오프라인 유통의 패러다임을 체험 중심으로 전환했다. ‘아이와 함께 문화를 즐기는 백화점’이라는 가족친화적 이미지를 공고히 한 ‘현대어린이책미술관(MOKA)’이 대표적이다. 5층에 위치해 있으며 2개의 전시실과 그림책 6500권으로 구성했다. 10년간 100만 명 이상이 방문할 정도로 가족 단위 고객의 복합문화공간이자, ‘킬러 콘텐츠’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축구장 두 배 크기인 1만3860㎡의 초대형 식품관도 인기다. 국내·외 미식 트렌드를 이끄는 120여 개 맛집과 식음료(F&B) 매장이 입점했다. 명품과 패션 중심의 기존 공식에서 벗어나, 고객에게 ‘백화점에 와야 하는 이유’의 핵심 콘텐츠로 식품관을 전면에 내세우는 트렌드의 효시가 됐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은 “판교점의 성과는 단순 매출 확대가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이 ‘무엇을 팔 것인가’에서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향후 고객 경험 혁신과 리테일 패러다임을 선도하며 국내 대표 럭셔리 리테일의 중심축으로서 위상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