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메랄다役은‘바다’의거대한숙명”

입력 2008-01-17 10: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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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헤로인 최/성/희〈예명 바다〉 《15일 오후 11시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최성희(27)는 무척 지쳐있었다. 1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막하는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라이선스 버전에서 치명적 매력을 지닌 여주인공 ‘에스메랄다’ 역을 맡은 그는 4시간 동안 연습하고 온 뒤였다. 저녁을 먹지 못했다는 그는 앉자마자 ‘궁중 떡볶이’를 주문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 라이선스 버전은 지난해 10월 경남 김해시에서 초연된 뒤 수정을 거쳐 이번에 서울에 ‘입성’했다. 그룹 ‘SES’의 ‘바다’로 데뷔할 때부터 “10년 뒤엔 뮤지컬 배우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는 그는 이제는 ‘최성희’라는 본명으로 불러 달라고 했다. 데뷔 10년째에 대형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헤로인으로 캐스팅된 것에 대해 그는 “거대한 숙명 같다”고 말했다.》 ―‘페퍼민트’(2003년) ‘텔 미 온 어 선데이’(2007년)에 이어 세 번째 뮤지컬 도전에서 대작의 주인공을 맡았는데…. “공연이 3일 남았는데 무척 설렌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인 데다 배우로서도 욕심이 나는 역이다. 아시아 최초의 ‘에스메랄다’가 된 만큼 2005년, 2006년에 내한했던 프랑스 오리지널 팀과는 다른 캐릭터를 창조하고 싶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라이선스 버전은 태생적으로 오리지널 팀의 원작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작품. 그런데도 그는 부담스러운 기색 없이 “동양적인 에스메랄다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빅토르 위고의 원작 소설로도 유명한데 최성희가 해석한 ‘에스메랄다’는 어떤 인물인가. “순수하고 아름답고 열정적인 여인이다. 그 순수와 아름다움이 세 남자의 눈을 멀게 만들지만 정작 자신은 죽음에 이른다. 이처럼 인생은 어차피 신파다. 이것을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하고 싶다.” ―지난해 ‘텔 미 온 어 선데이’와 ‘노트르담 드 파리’에 비슷한 시기에 함께 캐스팅돼 연습에 들어갔는데 욕심을 부린 것 아닌가. “‘다작은 원치 않는다. 그런데 중극장 모노뮤지컬인 ‘텔 미 온 어 선데이’를 거치지 않고 ‘노트르담 드 파리’를 하면 ‘가수 이름값’으로 신데렐라가 됐다는 말을 들을 것 같았다.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가며 검증받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최성희’보다 ‘바다’의 이미지가 앞서는 게 사실이다. 두 캐릭터의 차이는…. “가수 ‘바다’는 한계가 있다. 가수의 이미지는 무대에서 3∼4분이다. 그 짧은 시간에 에너지를 폭발하고 또 절제해야 하므로 내 열정을 제대로 표현하기엔 제한이 있다. 그에 비해 배우 ‘최성희’는 이름 그대로 나 자신을 드러낸다.” ―파리에서 보컬 트레이닝을 받고 왔는데…. “보컬 트레이너가 ‘너는 네가 원하는 것을 이미 쥐고 있다’고 말해줬다. 자신감을 얻고 왔다. 파리 노트르담 사원도 직접 보고. 이 뮤지컬은 제목을 따왔듯이 공간적 배경이 무척 중요하다.” ―그럼 ‘라이언 킹’에 출연하면 아프리카에 갈 건가. “그래야지. 최소한 동물원은 갈 거다.”(웃음) ―앞으로 계획은…. “센 놈이 오래 남는 게 아니라 오래 남는 놈이 센 거다. 지금까지는 자리 매김을 하느라 서두르기도 했지만 앞으로는 천천히 지속적으로 배우 ‘최성희’를 보여주고 싶다.” 2월 28일까지. 4만∼13만 원. 02-501-1377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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