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의 목소리는 그대로였다. 환한 미소도 여전히 고왔다. 지난해 1월 21일 인천 자신의 집에서 자살로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등진 가수 유니의 1주기 추모식은 아직도 우리 곁에서 생생한 그녀를 만질 수 없다는 그리움의 눈물이 가득했다. 오전 내내 찌푸렸던 하늘도 안타까운지 살포시 눈을 뿌렸다. 20일 낮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 고인의 유해가 보관된 안치실 주변은 그녀를 기억하는 팬들의 편지와 생전 사진들, 마지막이 된 3집 앨범으로 장식됐고 스물일곱의 젊음을 간직한 그녀의 노래 소리가 살아 숨 쉬듯 들려왔다. 이날 추모식은 고인의 가족과 전 소속사 관계자 등 소수의 인원만이 참석한 가운데 별다른 추모사 없이 기독교식 예배로 10분간 진행됐다. 착잡한 얼굴로 안치실을 둘러본 고인의 모친은 조용히 눈가를 훔치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렸고 아직도 믿기지 않는 듯 울음을 터트린 고인의 조모는 결국 주저앉아 큰소리로 통곡했다. 고인의 어머니는 “기가 막힌다. 아직도 아이가 살아 돌아올 것만 같다”며 “마음속엔 여전히 함께 있는 것 같다. 걔가 올수 없으니 제가 가야죠, 천국에서 만나자”라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이어 “기억해주고 생각해주는 많은 분들께 항상 감사하다”면서 “내 인생의 전부였던 아이가 나보다 먼저 갈 줄 상상도 못했다. 곁에 있을 때 사랑으로 감싸주고 격려해 주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라고 울먹였다. 고인의 할머니는 “3일전에 아이가 예전 그 모습 그대로 처음 내 꿈속에 나타났다”며 “자리에만 누우면 아이 생각이 난다. 칠십 먹은 할머니보다 어린 게 먼저 가다니…”라며 끝내 말문을 잇지 못했다. 안성(경기)=스포츠동아 이지영 기자 garumil@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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