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프로연예인엄마동원‘맘마케팅’바람

입력 2008-01-22 09: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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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하나. ‘단신’ 하하보다 더 인기있는 그의 측근은? 정답은 그의 연인 안혜경도, 막역지우인 노홍철도 아니다. 바로 MBC 오락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제7의 멤버’로 떠오른 어머니 김옥정 씨. 김 씨는 하하가 출연했던 MBC ‘만원의 행복’ ‘무한도전’에 종종 얼굴을 내밀며 하하보다 더 웃긴 말투와 행동을 보였다. 연예인보다 더 웃기는 ‘스타 맘(Star Mom)’들이 TV 오락프로그램에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누리꾼들은 김 씨가 TV에 자주 입고 나오는 융드레스를 빗대 ‘융드 옥정’으로 부르며 ‘대박 터지세요’ ‘내가 하하 닮았니?’ 등 어록도 유행시키고 있다. 회사원 이창건(29) 씨는 “기존 연예인 부모 하면 헌신적으로 뒷바라지를 하거나 억척스러운 아줌마상이 떠오르는데 하하 엄마는 소녀 같은 엉뚱함이 있어 신선하다”고 말했다. 14일 방영된 KBS2 ‘미녀들의 수다’에서 출연자 사유리는 일본의 집을 공개하며 어머니 후지타 가즈코(56) 씨와 함께 출연했다. 그는 사유리가 어릴 적 ‘핑크 돼지’라 불렸던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즉석에서 모녀간 ‘막춤’을 선보였다. 이날 방영분은 15%(AGB닐슨 집계)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같은 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을 눌렀다. ‘맘 마케팅’이 인기를 끌자 스타 맘들의 출연 섭외도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KBS2 ‘해피선데이’의 ‘하이 파이브’ 코너는 27일부터 2주간 멤버 조혜련 박경림 현영 채연 이정민의 어머니가 모두 출연하는 특집으로 꾸민다. 멤버들은 어머니들에게 직접 메이크업을 해 주고 감동의 편지도 읽어 줄 계획. 노래방에 가서 모녀 간의 끼도 유감없이 보여 준다. 스타 맘들은 오락프로그램에서 재미와 감동 두 가지를 함께 이끌어 낼 수 있는 장치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최근 ‘무한도전’ 등 연예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스타의 일상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어머니들의 이야기가 관심을 끈다는 것. 해피선데이 이황선 PD는 “연예인의 엄마는 연예인과 얼마나 닮았는지부터 스타의 어릴 적 얘기까지 시청자의 호기심을 일으킬 소재를 많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락프로그램의 소재가 고갈되면서 패밀리 마케팅을 앞세우려고 한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엄마들의 ‘치맛바람’이 TV에까지 미친 게 아니냐는 것. 주부 김명주(50) 씨는 “연예인들로 모자라 그 가족들까지 시청률을 올리는 데 동원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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