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천무’해외인기타고뒤늦은귀향

입력 2008-01-29 09: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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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합작 드라마 제작 4년만에 국내TV 방영 국내에서 제작된 드라마 ‘비천무(飛天舞)’가 4년 만에 첫선을 보인다. SBS는 금요드라마 ‘아들 찾아 삼만리’ 후속으로 ‘비천무’(오후 9시 55분)를 2월 1일부터 7주간 방영한다. ‘비천무’는 같은 이름의 만화가 원작으로 원(元)나라 말기를 배경으로 고려인 진하(주진모)와 중국인 설리(박지윤)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사극이다. 에이트픽스가 제작한 ‘비천무’는 2004년 사전제작 드라마로 화제를 모았으나 제작사와 지상파 방송사가 해외 판권 협상 문제로 갈등을 빚다가 중국 대만 태국 등지에서 먼저 방영됐다. 아시아에서 좋은 반응을 얻자 최근 SBS가 먼저 에이트픽스에 방영을 요청했다. 이는 지상파가 국내는 물론 해외 판권을 드라마 제작사에 요구하는 관행이 사라지는 사례라고 방송계는 보고 있다. ○올해 일본에서도 방영 제작사 ‘에이트픽스’는 2004년 지상파에는 방영권만 주고 해외 판권 등은 직접 갖겠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지상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국내 방영이 이뤄지지 못했다. 최계영 에이트픽스 제작이사는 “지난해 ‘인순이는 예쁘다’ ‘태왕사신기’ 등이 지상파에 방영권만 판매한 사례가 계기가 됐다”며 “한류 열풍에도 불구하고 국내 방영을 위해 해외 판권을 울며 겨자 먹기로 포기한 제작사가 혜택을 받지 못했던 관행이 바뀌는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마 ‘비천무’는 올해 일본에서도 방영될 예정이다. ○24부작을 14부작으로 압축 ‘비천무’의 제작비는 편당 3억3000만 원이다. 편당 3억5000만 원을 들여 2004∼2005년 방영된 KBS1 ‘불멸의 이순신’에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해 ‘태왕사신기’(편당 제작비 18억 원)의 화려한 장면을 본 시청자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 제작사 측은 “화려한 판타지 이미지를 추구한 ‘태왕사신기’와 달리 ‘비천무’는 리얼리티를 살리는 데 초점을 맞춰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마침 ‘비천무’의 연출자는 ‘태왕사신기’ 공동연출을 맡았던 윤상호 PD다. 윤 PD는 “두 드라마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무협 사극”이라며 “4년 동안 달라진 시청자의 취향을 고려해 원래 24부작을 14부작으로 압축시켜 속도감을 살렸다”고 말했다. ○더빙 부분 많아 시청률 어떨지… 한중 합작인 이 드라마는 중국어 대사가 60∼70%에 이른다. 1편에서도 두 중국인이 마주 앉아 무림비급 ‘비천신기’를 빼앗을 음모를 꾸미는 장면이 나온다. 문제는 중국어 대사가 우리말로 더빙 처리돼 현실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무송 박정수 양미경 등 중견 연기자들이 목소리 연기를 맡아 완성도를 높였으나 사극에서 우리말 더빙은 다소 어색하게 느껴진다. 김혜린의 원작 만화 ‘비천무’의 마니아 팬들이 이 드라마를 어떻게 볼지도 관건. 2000년 신현준 김희선 주연의 영화 ‘비천무’는 연기와 시나리오 연출 등에서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과 함께 원작 마니아 팬들의 원성을 샀다. 윤 PD는 “워낙 방대한 이야기라 2시간 남짓한 영화로 풀기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며 “드라마의 특성을 살려 원작의 스토리와 매력을 최대한 살렸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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