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정연주’물밑경쟁후끈

입력 2008-02-12 09: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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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출범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KBS 사장 교체 가능성이 방송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새 정부가 방송통신위원회 신설이나 국가기간방송법 등 미디어와 관련해 큰 변화를 도모함에 따라 KBS 사장도 바뀌는 게 ‘순리’라는 견해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차기 사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들 중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김인규(58) 당선인비서실 언론보좌역, 강동순(63) 방송위원회 상임위원, 안국정(64) SBS 부회장, 한중광(68·전국재해구호협회 상임이사) 전 KBS인터넷 사장 등이다. 김인규 보좌역은 1973년 KBS 1기 기자로 입사해 워싱턴특파원, 보도국장, 뉴미디어본부장을 거쳤다. 서울대 정치학과 선배인 최시중 전 이명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의 추천으로 방송전략실장으로 활동했다. 그는 새 정부의 정무수석비서관 후보로도 거론됐으나 이를 고사할 만큼 KBS 사장에 대해 ‘애정’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당선인과의 가까운 ‘거리’가 오히려 공영방송사 수장으로서는 부담스러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03년 노무현 정부는 대선 당시 언론고문이었던 서동구(현 스카이라이프 사장) 씨를 KBS 사장에 임명했으나 ‘외압 논란’이 일면서 서 씨가 취임 9일 만에 사퇴했다. 김 보좌역은 11일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치를 한 게 아니라 자원봉사자로 잠시 뛴 것”이라며 “KBS는 방송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동순 위원도 1973년 입사해 TV2국 주간, 심의평가실장, 감사를 거쳐 2006년 한나라당 추천으로 방송위원을 맡았다. 강 위원은 특히 2003∼2006년 KBS 감사 시절 정연주 사장의 방송 정책과 경영 실태를 비판하며 강하게 대립해 왔다. 이로 인해 강 위원이 지닌 강성 이미지가 사장 후보로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강 위원은 1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10년간 잃어버린 공영방송의 균형을 잡는 일이 시급하다”며 “정치권에 몸담은 적이 없는 사람이어야 KBS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국정 부회장은 1970년 KBS에 PD로 입사해 TV본부장과 SBS 사장을 지냈다. 한때 KBS 부사장 물망에도 올랐으나 낙마한 뒤 SBS로 옮겼다. 안 부회장은 PD 시절부터 프로그램 기획력과 조직 장악력을 인정받아 왔으나 경쟁사인 민방의 사장이었던 사람이 공영방송사의 사장이 된다는 데 대한 거부감도 없진 않다. 한중광 전 사장도 KBS 해설위원 등을 지냈으며 이명박 당선인이 장로로 있는 소망교회에 다닌다는 인연이 부각되고 있으나 특정 교회 중용에 대한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아울러 자천으로 KBS 사장 후보로 나서겠다고 밝힌 이도 있다. 이민희(67) 홍익대 광고홍보학부 대학원 교수는 “정 사장이 물러날 때 공모에 응할 예정”이라는 e메일을 7일 본보 기자에게 보냈다. 이 교수는 KBS 보도국 경제부장, 해설위원, 감사실장, 영상사업단 사장을 거쳤다. 한편 KBS 노조는 최근 노보에서 “구성원들 사이에서 정 사장의 진퇴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 것은 정 사장이 경영 위기 타개와 미래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수신료 인상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정 사장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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