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드라마‘천하일색 박정금‘(하청옥 극본·이형선 연출)의 히로인 배종옥(44)이 연기 데뷔 26년만에 처음 맛보는 ‘다찌마와리’ 촬영 소감을 밝혔다. ‘다찌마와리’는 격투 씬을 의미하는 일본어. 이미 강력계 아줌마 형사 박정금은 정이 많으면서도 독할 때는 독한 솔직한 인간의 본성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21일 경기도 일산 백마역 부근 한 빌딩에서 진행된 9회분 촬영 현장. 이날도 배종옥은 트레이드 마크가 된 청바지에 야전 잠바를 입고 불법 피라미드 조직 소탕작업을 하는 장면을 연기했다. 배종옥은 등판 아대와 무릎 아대를 부착하고 서울 액션 스쿨 연기자들의 액션 연기지도를 받으면서 깡패들과 일전을 벌이는 장면을 장장 5시간여 동안 촬영했다. 4층 옥상으로 범죄 조직들을 뒤쫓아간 배종옥은 문 뒤에 숨은 한 깡패로부터 각목세례를 받고 쓰러진다. 생전 처음해보는 격투 씬이다보니 NG는 수차례 날 수밖에 없는 상황. 무술감독이 ‘괜찮냐’고 걱정스러운 말투로 묻지만 배종옥의 대답이 걸작이다. “죽지는 않을 거 아녜요?” 배종옥은 벌써 나흘째 새벽 2시까지 촬영하고, 잠깐 집에 들어가 두시간여 눈을 붙이고 나오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의 얼굴에서는 피곤한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신나잖아요. 언제 제가 이런 격투씬을 찍어봤겠어요. 앞으로 액션배우로 불릴지도 몰라 정말.”특유의 비음 섞인 듯 하면서도 낭랑한 목소리가 되돌아 온다. 촬영장 맏얻니 같은 배종옥은 상대 악역이 옆차기로 가슴팍을 걷어차 나뒹구는 씬도 마다하지 않았다. “한번 제대로 맞을테니 한번에 갑시다”라고 먼저 나선다. 주1회 반드시 액션 씬이 들어가는 ‘천하일색 박정금‘에서 이미 배종옥은 논바닥을 기어다니고 2층에서 와이어 없이 뛰어 내렸다. 칼에 맞고 뒹굴다보니 링거까지 맞으면서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캐릭터가 너무 마음에 들어요. 복잡한 자신의 삶을 박정금은 그래도 잘 견뎌내고 스스로 이겨내잖아요. 아마도 20대 여주인공이었으면 그렇게 이해 못했을 거같아요. 주인공이 내나이 또래니까 스스로 치유하고 극복할 수 있는 것 같아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스포츠동아 최용석 기자 duck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