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마을의마지막졸업식

입력 2008-02-28 09:2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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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다큐멘터리 3일’(오후 10시)=조용한 농촌마을인 충남 연기군 남면은 ‘행정중심복합도시’ 용지로 선정돼 2006년 11월부터 철거가 시작됐다. 가장 먼저 개발이 시작된 종촌리 마을은 폐허로 변해가고 있다. 저녁 찬거리를 사러 나갔던 시장 골목을 비롯해 마을 남성들의 사랑방이었던 다방, 아침이면 동네 꼬마들로 가득했던 문방구는 온데간데없다. 주민들도 모두 이사를 가버린 상태. 하지만 마을의 중심에는 연양초등학교가 마지막까지 버티고 서 있다.작년 봄까지만 해도 전교생이 250명을 넘었던 연양초등학교에는 현재 54명의 아이들이 남아 있다. 16일, 65회 졸업식을 끝으로 졸업생 5180명을 배출한 69세의 연양초교는 폐교된다.‘다큐 3일’은 사라지는 초등학교의 마지막을 함께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버스정류장 앞 홀로 남은 집에 57년을 살았던 구자환 할아버지는 6·25전쟁 당시 서울에서 피란 와 둥지를 틀었던 제2의 고향이 사라지고, 정든 이웃이 떠나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뒤늦은 이사를 준비하는 구 씨가 기억하는 종촌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이 밖에도 3대가 모두 연양초교의 동문인 1학년생을 비롯해 600년 넘게 남면을 지켜온 부안 임씨 집성촌 사람들, 3월부터 충남 아산의 한 초등학교로 떠나야 하는 6학년 담임 임영선 선생님, 학생 수가 적은 탓에 늘 1반만 해서 2반을 하고 싶다는 아이들의 이야기도 들어본다.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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