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인스타]‘색’에빠진남성들…눈밑에줄긋다

입력 2008-04-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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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어보이려고”…장근석,색조화장패션트렌드선도
《로션과 스킨이 전부인 줄 알았던 남성용 화장품이 여성의 그것에 버금가는 다양한 제품군으로 늘어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로션만 해도 외출할 때와 잠잘 때 바르는 종류가 달라졌다. 얼굴에 대한 남자의 관심은 대중목욕탕이나 헬스클럽에 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거울 앞에 비치된 공용 로션과 스킨이 사라진 지 오래. 요즘 남자는 자신의 화장품을 직접 휴대해 거울 앞에 죽 늘어놓고 단장을 한다.》 트렌드를 주도하는 젊은 스타들, 그리고 연예인 뺨치게 멋있어진 이 땅의 20대 남성들이 이제 화장을 고치기 시작했다. 남성의 얼굴에 ‘색’이 들어가기 시작했음은 눈 밑에서 가장 먼저 느껴진다. 눈 밑과 눈 주위를 시커멓게 칠하고 다니는 남자들이 늘고 있는 것.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서 금자 역의 배우 이영애가 “친절해 보일까봐” 눈 밑을 시뻘겋게 칠하고 다녔다면, 요즘 남자들은 “멋있어 보이려고” 눈 밑을 시커멓게 칠하고 다닌다. 볼 상 사납다고 폄하하진 말자. 20대 남성 중 열에 두세 명이 눈 주위 색조 화장을 하고 다니는 것을 거리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으니 말이다. 화장품 회사들이 앞 다투어 온갖 남성용 화장품 라인을 내놓는 시대와 왔듯, 남자가 화장하는 시대도 머지않았다. ○남자의 눈 밑을 변화시킨 두 남자 유행의 전면에는 항상 스타가 있다. 남자의 눈 주위를 검은 색으로 물들이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두 사람이 있었으니 배우 장근석과 그룹 빅뱅의 멤버 G-드래곤(본명 권지용)이다. 장근석과 G-드래곤이 눈 밑과 눈 주변에 이른바 ‘아이라인’을 그리고 다니기 시작한 것은 지난 해 초부터. 장근석은 당시 진행을 맡았던 Mnet의 프로그램 ‘추적 X-보이 프랜드’, G-드래곤의 경우 그가 속해있는 그룹 빅뱅의 히트곡 ‘거짓말’ 뮤직비디오를 통해 이렇듯 파격적인 눈 화장을 선보였다. 이후 남자, 특히 20대 남성 스타의 아이라인은 TV 연예 정보 프로그램만 봐도 흔히 접할 수 있는 것이 됐다. ○눈 주위 메이크업은 패션 트렌드 상당수 20대 남자 스타들은 어쩌다가(?) 눈 밑을 시커멓게 칠하고 다니게 됐을까.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태윤 씨는 몸에 착 달라붙는 스키니 바지와 짧고, 작다싶은 재킷으로 대변되는 남성 패션 트렌드의 큰 변화가 그 원인이었다고 설명한다. 박태윤 씨는 “2000년 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남성 패션의 트렌드는 70년대 영국 록 밴드 모습과 매우 유사하다”며 “이들 록 밴드의 ‘깡마른 패션’이 회귀함과 동시에 눈 밑 아이라인이 포함된 ‘색조 화장법’ 역시 다시 유행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당신도 거울 앞에 서 화장해보라 남성의 화장이란 단어 자체가 주는 생경함과 더러는 거부감도 분명 존재한다. 이에 대해 박태윤씨는 “눈 주변 아이라인이 대표적인 요즘 남성 화장은 ‘남성성’을 오히려 지켜주는 수단으로 작용한다”고 강조한다. 화장을 세련된 남자답게 혹은 강한 인상을 풍기도록 하는 장치로 이용한다는 것이지, 여성스러워 보이게 하는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것. 박태윤 씨는 “눈 주변 아이라인을 시작에 불과하다”며 “간단한 색조 화장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더욱 빛나게 하는 남성용 색조 화장 시장은 그런 의미에서 블루 오션이고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요즘 남성 스타들이 즐겨 하는 눈 주위 아이라인은 어떻게 시도해볼 수 있을까. 일단 ‘아이라인 펜슬’을 사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가격은 5000원 대부터 1만원까지 다양하다. 박태윤 씨는 “남자는 땀이 많이 나 지속성이 강한 ‘워터 푸르프’ 타입을 사야 한다”며 “눈 위아래를 손으로 당겨 점막 부분에 아이라인을 칠하면 된다”고 말했다. 덧붙여 “너무 공들여 하는 것보다는 쓱쓱 그린 듯 자연스러움을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허민녕기자 justi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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