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력과 사고력, 문장력, 폭 넓은 대인 관계를 위한 원만한 성격, 영상에 대한 감각, 시장분석능력, 마케팅설계 능력, 사회 전체의 핫 트렌드를 읽어야 하는 능력. 하지만 수당도 없이 매일 반복되는 야근에 박봉. 바로 영화 마케터가 마주하는 상반된 현실이다. 높은 수준의 능력을 요구하는 상황과 그에 비해 풍족치 않은 환경. 왜 그들은 마케터로 일할까.
영화홍보마케팅사 퍼스트룩 이윤정 대표는 “영화에 대한 사랑이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영화 크레디트 말미에 올라간 이름이 짜릿하고 영화가 개봉될 때 눈물이 나는, 일에 대한 사랑이 돈과 사회적 지위보다 좋다면 마케터다”며 “대부분 마케터들이 그런 열정을 갖고 일하고 있다. 영화를 순수하게 좋아하지 않으면 결코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성업 중인 영화 홍보·마케팅 회사는 약 20여 군데, 이중 국내외 영화를 모두 홍보하고 직원 10명이 넘는 회사는 3∼4개에 불과할 정도. 나머지는 소규모 회사다. 하지만 일인 다역을 소화하는 고급인력들이 똘똘 뭉쳐 막강한 능력을 보여준다.
포스터, 예고편 제작, 언론홍보, 인터뷰 및 시사회 등 이벤트 개최부터 배급사, 제작사와 함께 개봉시기, 마케팅전략도 함께 관여한다. 때로는 홍보를 위한 주인공의 오락프로그램 출연, 영화프로그램 섭외를 위해 방송사 문턱이 닳도록 뛰기도 한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했다고 더 많은 보수를 받는 것도 아니다. 소위 ‘대박’을 터트린 경우 제작사가 보너스를 지급하는 경우가 간혹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들은 “영화를 사랑하기 때문에”오늘도 밤을 지새우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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