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한류가수′장은숙“1년日유학가려다10년”

입력 2008-04-17 11:4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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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을 추어요’의 가수 장은숙이 일본 원조 한류가수가 된 사연을 밝혔다. 17일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63빌딩 58층 주피터홀에서 열린 ‘장은숙 데뷔 30주년 기념 콘서트 기자회견’에서 장은숙은 “1년 동안 음악 유학을 간다는 생각으로 일본에 갔다가 어느새 10년이 흘러버렸다”고 말했다. 1978년 한국에서 정규 앨범을 발매하고 활동을 시작한 장은숙은 ‘춤을 추어요’ ‘못 잊어’ ‘사랑’ 등 여러 곡을 히트시키며 스타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그는 1995년 홀연히 일본으로 떠났다. 그리고는 2002년 일본에서 발표된 장은숙의 신곡 ‘운명의 주인공’이 각종 음악차트에서 12주 이상 1위를 차지하며 25만장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그 이후 현재까지 싱글을 포함해 총 21장의 음반을 내고 10년 넘게 꾸준한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이날 단아한 차림으로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낸 장은숙은 일본 진출의 속사정과 진출 당시의 어려움, 앞으로의 계획 등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1977년 데뷔 이후에 일본에서 제안이 계속 왔지만 거절했었다”며 “1994년 10월에 일본에 ‘도라스레코드’ 회사 관계자가 작곡가와 함께 서울에 와서 일본에서 데뷔를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한 게 계기가 됐다”고 일본에 진출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장은숙에게도 일본 진출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춤을 추어요’를 부르는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일종의 기회였다. 그러나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에 일본으로 넘어가 언어 공부를 하고 낯선 나라의 문화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스카우트한 ‘도라스레코드’가 2년 만에 도산하면서 2년 동안 홀로 한국을 왕복하며 스케줄을 소화하는 위기도 맞았다. 당시에는 일본에서 정착하는 걸 포기할 뻔도 했지만 노력이 헛되지 않게 1995년 유선 방송 신인상을 타면서 지금까지 일본 대표 엔카 가수로 살아남았다. 그는 “처음 일본에 갔을 때 역 앞, 백화점 앞, 쇼핑센터 앞에서 노래를 부른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해 울면서 보따리 싸서 돌아가겠다고 했었다”며 “그렇게 보낸 시절이 10년이었다”고 예전을 회상했다. 그렇게 위기를 극복하고 일본 내에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장은숙이 다시 한국으로 리턴했다. 그는 18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데뷔 30주년 기념 콘서트를 갖고 한국 팬들과 조우한다. 올 가을께는 한국에서 활동을 재개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장은숙은 “이번 공연은 10년 전 음악을 위해 일본으로 건너갔던 내가 얼마만큼 성숙했는지 선보이는 심판의 자리”라며 “나는 한국에서 또 다시 출발점에 섰다”고 다부진 각오를 다졌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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