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샵(미용실)에 갔다 왔구나? 스케줄 있니?”
“누나는 오늘 데이트 있어요? 왜 이렇게 예쁘게 하고 왔어요?”
“나 오늘 촬영 있어.”
“무슨 촬영요? 드라마 찍어요?”
“아니, X-레이 촬영. ㅋㅋ”
(일순 썰렁한 기운이 흐르자 최화정이 ‘좀 웃어주라’고 애교를 떨었다.)
○ “솔비, 내가 원하는 요건 갖추면 사귈 수 있죠.”
-최화정(이하 ‘화정’) : 말해 봐. 그러니까 솔비가 좋아, 싫어? 이성적으로 말야.
-앤디 : 음…, 잘 못 느껴요.
-화정 : 에이, 솔비랑 잘 어울리던데. 사랑스럽지 않아? 적극적이면서도 참하던데. 처음 솔비를 보면서 어떤 느낌이었어?
-앤디 : 처음 촬영할 때 걱정 많았어요. 솔비는 항상 버라이어티쇼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말 다 해버리니까. 그래서 나한테도 그러면 어떡할까, 상처주면 어떡할까 걱정했어요. 그런데 알면 알수록 정말 똑똑한 것 같아 깜짝 놀랐어요.
-화정 : 솔비가 신화 멤버 중 앤디를 제일 좋아한다던데.
-앤디 : 에이, 아니에요. 거짓말인 것 같아요. 에릭 형인 거 같아요. 말끝마다 ‘에릭 오빠, 에릭 오빠’라고 해요. 에릭 형 이야기만 나오면 아주 그냥 죽더라구요.
-화정 : 그래도 계속해서 부딪치고 알게 되면 정이 드는 법이야. 솔비에게 단 한번이라도, 마음이 조금이라도 움직인 적 없었어?
-앤디 : …. 마음이 움직인 적이 있기는 있었어요.
-화정 : 솔비는 ‘앤디가 OK하면 사귈 마음이 있다’고 했다던데, 앤디는 어때?
-앤디 : 거짓말 같아요. 마음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알아가는 과정이에요.
-화정 : 알아가는 과정이 사랑 아닌가. 사귈 마음 없다는 거야?
-앤디 : 만약 (솔비가)내가 원하는 것을 가지고 있으면 사귈 마음 있어요. 보수적이어서 여자가 술 마시는 거 싫고, 다른 사람을 배려해줘야 돼요. 어떤 스타일인지 아직 모르겠어요.”
○ “전 여자가 돈 쓰는 건 못 봐요.”
-화정 : 신화 멤버 중 스캔들이 없었어. 바른생활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심심할 수도 있는데.
-앤디 : 전 인기가 없었어요. 생일파티나 무슨 모임에 많이 갔지만, 여자분들과 인사를 나누거나 많은 사람 앞에서 노래해 본 적이 없어요. 속으론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말도 걸고 싶은데, 못하겠더라고요.
-화정 : 그럼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안녕하세요’ 이런 인사도 못해? 말을 잘 못 건네는 이유가 있어?
-앤디 : 신화 2집까지 지하철 타고 다녔어요. 어느 날, 진짜, 정말, 광이 나는 여자를 발견했어요. 용기내서 처음으로 다가갔죠. ‘안녕하세요’ 딱 이야기 했는데 그 여자가 휙 도망가더라고요. 마음으로는 꼭 따라가서 잡아야지 생각했는데 못 갔죠.
-화정 : 그때 그냥 따라갔어야지.
-앤디 : 내가 어떤 성격이냐 하면, 집에서 TV를 보다 예쁜 여자스타들이 나오면 ‘참 이쁘다’ 생각하며 ‘저런 사람과 한번 사귀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그런데 그 여자가 얼마 후 스캔들이 나면, (괴로운 마음에)집에서 보쌈을 시켜서 혼자 소주 마셔요.
-화정 : 그럼 여자친구 한번도 사귄 적 없어?
-앤디 : 있어요. 두 번. 데뷔 전 한 번, 데뷔 후에 한 번. 그런데 둘 다 결혼했어요.
-화정 : 두 여자친구에게 공통점이 있었을 텐데.
-앤디 : 적극적인 여자였어요. 여자를 볼 때 자기 일 열심히 하는 여자가 진짜 예뻐 보여요.
-화정 : 여자친구 사귈 때 돈 없어본 적 있어?
-앤디 : 전 여자가 돈을 쓰는 건 못 봐요. 신화 초기에 전 명품을 몰랐어요. 어느 날 한 명품매장에 갔는데 청바지가 10만 원 정도 하는 줄 알고 사주려고 했죠. 그런데 몇 십만 원인 거예요. 깜짝 놀라 급히 매니저에게 전화해 카드를 빌렸죠. 근데 회사 카드던데요.
-화정 : 예전 신화 멤버들 다같이 나이트클럽 갔는데, 앤디만 못 알아봤다던데.
-앤디 : 5집 재킷 촬영한 날이었어요. 제가 4집 활동에서 빠지고 해서 5집 때 잘 해보자고 다 같이 갔는데, 나만 몰라보더라고요. 나이트클럽 영업이사인 줄 알아서 그 자리에 있던 술 혼자 다 마셨죠.”
○ “쑥스러움 많이 타는 평범한 학생이었죠.”
-화정 : 신화에 어떻게 발탁됐어?
-앤디 : 전 학교 시절 평범했어요 미국에서 학교 축제 때 외국가수 흉내 내는 무대가 많았는데, 토니 형이랑 함께 그걸 했는데 그냥 스카우트됐죠.
-화정 : 평범한 학생이었고, 끼가 없었다고? 그럼 소심한 성격이야?
-앤디 : 네, 소심해요. 쑥스러움을 많이 타고 낯을 많이 가려요.
-화정 : 원래는 H.O.T 멤버였다는데, 왜 안됐을까.
-앤디 : 그때는 부모님의 반대로 하지 못했어요.
-화정 : H.O.T가 데뷔하자마자 잘 되는 거 보면서 부럽지 않았어?
-앤디 : 부러웠죠. 잘 되는 모습 보니까 부럽더라고요.
-화정 : 신화가 뜰 거란 확신은 있었어?
-앤디 : 없었어요. 데뷔 당시 어렸기 때문에 술을 못 마시게 했는데, 1집 활동 후 매니저가 술을 처음으로 주면서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해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2집에서도 망하면 각자의 길로 가자고 했죠. 그런데 2집 ‘T.O.P’로 잘 됐어요.
○ “솔로활동에 대한 악플에 고민도 많았어요.”
-화정 : 신화 멤버 중 가장 멋있는 사람은 누구야. 형들한테 배울 점도 많을 것 같은데.
-앤디 : 모두 좋은 점들이 있어요. 에릭 형은 카리스마, 민우 형은 무대에서의 카리스마와 쇼맨십. 동완이 형은 구수한 멋이 있고, 혜성이 형은 노래할 때 목소리가 참 좋아요. 그런데 좀 소심한 면도 있죠. 그래서 그건 안배우려 하죠.(웃음) 진이 형은 끼와 재치가 많아요.
-화정 : 그럼 다른 멤버들은 앤디의 어떤 점을 본받으려 할까?
-앤디 : 애교? 하하하.
-화정 : 제일 마음이 맞는 멤버는 누구야?
-앤디 : 음…, 에릭 형이요. 미국에서 학교 다닐 때부터 지금까지 16년간 함께 지냈어요. 그래서 잘 맞는 편이죠.
-화정 : 첫 솔로앨범, 나름대로 성공하지 않았어?
-앤디 : 처음엔 반응 없어 많이 걱정했어요. 앨범 내기 전에 인터넷을 보면 ‘니가 무슨 앨범을, 그냥 버라이어티나 하시지’ ‘니 꼴에 무슨 노래를 하냐’란 글들이 많았어요. 소속사 사람들에겐 아무렇지 않은 듯 했지만 집에서는 혼자서 소주를 참 많이 마셨어요.
-화정 : 그래도 ‘러브송’ 노래 많이 알려졌잖아.
-앤디 : 노래가 나오고 처음에는 인터넷에는 ‘그것 봐라’라며 좋지 않은 반응이었어요. 너무 당황했죠. 좋지 않은 의견들을 어떻게 풀어갈까 고민이 많았어요.
○ “이해심 많고 배려심 많은 여자면 OK.”
-화정 : 어떤 스타일의 여성을 좋아해?
-앤디 : 지적이고 자기 일 똑 부러지게 잘하는, 그러면서 이해심 많고 배려심 많은 여자요.”
-화정 : 그럼 외모와 몸매는 안 봐?
-앤디 : 전혀 안본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외모도 봐요. 하지만 너무 예쁜 여자보다는 어딘지 빠지는 듯하면서 매력 있는 여자가 좋아요.
-화정 : 이 누나는 어떻게 봤니?
-앤디 : 정말 뵙고 싶었어요. (김)동완이 형이랑 친하다고 얘기 들었어요. 이런저런 모임이 있으면 나도 끼고 싶었고, 한번 만나보고 싶었는데 실제로 보니 너무 동안이라 깜짝 놀랐어요. 낼 모레면 마흔인데 나이가 믿기지 않아요. 어디 주사 맞았어요?(웃음)
-화정 : 아니, 어디서 이렇게 내추럴하게 맞을 수 있겠어. 그래서 내가 동안이야 아님 예뻐?
-앤디 : 전 제 입에서 예쁘단 말 안해요.”
-화정 : 허허, 참. 끝까지 대답을 안하네. 그럼, 내가 예뻐, 솔비가 예뻐?
-앤디 : 몰라요. 하하하
그들의 대화는 유쾌했다. 수줍어 말이 없는 앤디도 최화정의 마력에 속내를 쏟아냈다. 앤디 매니저조차 ‘앤디가 저렇게 말을 많이 하는 건 처음 본다’고 할 정도였다. 2시간 가까운 대화가 끝나고 앤디는 녹음실로, 최화정은 대학로로 향했다.
Clip! - 앤디를 만나고 보니…
“연예인 특히 아이들(idol) 스타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이 많다. 실제로 도를 넘는 아이도 있다. 하지만 순수하고 정직한 사람이 참 많다. 앤디는 이런 쪽에 가깝다. 가려진 사생활도 없고, 담백하면서도 착하다. 어버이날(5월 8일) 라디오(SBS ‘최화정의 파워타임’)에 출연했는데, 그날 앤디는 착한 아들,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의 고뇌, 부모에 대한 걱정이 있는, 이 시대의 올바른 젊은이의 모습을 보여줬다. 아이들 스타가 허황된 생활, 비싼 차를 타고 다니는 것 보다, 앤디처럼 사고하는 모습이 그 어떤 자신감 보다 당당하고 빛이 난다. 그런 자신감이 있는 남자, 앤디는 그런 사람이다.”
정리=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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