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늙은가수’메이커슬“혀돌아갈때까지노래할거야”

입력 2008-06-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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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예명은 MC넘인데 MC몽 때문에 메이커슬로 바꿨어요.” 자칭 ‘늙은 가수’ 메이커슬(본명 임상호·사진)의 예명은 MC넘이었다. 그러나 가수 MC몽이 인기를 누리면서 어쩔 수 없이 바꾸었다고 한다. 그래도 언더그라운드에서는 여전히 ‘DJ MC넘’으로 더 많이 통한다. 메이커슬. 그가 2007년 정규 앨범에 이어 2008년 싱글을 발표했다. 주변 사람들은 ‘가요계가 얼마나 불황인데, 왜 앨범을 내냐’고 타박했지만 그는 “가수가 앨범 내는 게 뭐가 나쁘냐”며 씩씩하게 대답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독립해 음악을 시작했어요. 이른바 ‘음악 좀 한다’는 분들은 이태원에 다 계시더라고요.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다가가고 싶어 나이트 클럽 삐끼(호객행위를 하는 사람의 속어)부터 시작했죠.” 메이커슬은 가수 현진영의 모습을 보고 ‘랩’에 빠졌다. 1996년 19세에 집에서 나와 아는 형의 집에 더부살이를 하면서 음악을 했다. 그 시절, 고생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었지만 그는 행복했다. 집안 반대에 부딪쳐 원조(?)를 한 푼도 받지 못했지만 음악을 한다는 사실만으로 신이 났다고 한다. “외아들이 음악한다니까 부모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그래도 그 때부터 지금까지 집에서 10원 하나 받지 않았어요. 일찍 생활 전선에 뛰어든 편이라 오히려 독립심이 강해졌죠. 그런데 겪어보니 돈 벌기 참 힘들더라고요.” 사실 그에게 돈 벌기보다 더 어려운 건 음악을 계속 하는 거였다. 10년 동안 오디션에 번번이 떨어졌고,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한동안 파티플래너, 공연에이전시 등 돈 되는 건 뭐든지 했다. 2007년 드디어 큰 맘 먹고 힘들게 모은 전 재산 5000만 원을 털어 1집을 냈지만 대중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그때 현실을 깨달았죠. 지금도 절 아는 분들은 ‘왜 또 앨범을 냈냐’고 얘기해요. 하지만 전 늘 벼랑 끝이었어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전진하게 되더라고요. 이 마음이 제가 살아가는 원동력입니다.” 메이커슬은 2008년 싱글 ‘러브레터’로 대중을 사로잡기 위해 나선다. “대중성을 확보한다는 건 나의 평생 숙제”라고 말하는 그에게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지 못하면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을 던졌다. 메이커슬은 “나는 인기 여부에 관계없이 혀 돌아갈 때까지 노래하고 싶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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