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를찾아서]‘상기투자의귀재’경국현“규제사각지대상가가돈이다”

입력 2008-06-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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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가 지고 수익형 부동산이 뜬다. 세상에서 가장 다양하고도 복잡한 투기 억제 정책을 가진 나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기는 두더지 게임의 민머리 두더지마냥 망치를 교묘히 피해가며 불쑥불쑥 머리를 내민다(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러나 가랑비에 옷 젖고, 잔매에 골병드는 법. 투기와의 ‘10년 전쟁’은 결국 아파트의 황금시대를 어느 정도 끌어내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아파트에 집중했던(그것도 병적으로) 부동산 투자자들은 바야흐로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길 떠나는 ‘부동산 노마드’ 신세가 될 판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익형 부동산이 아파트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게 된 것은 당연한 수순일지 모른다. 아파트·토지에 몰렸던 ‘뭉칫돈’이 발 빠르게 상가·오피스텔·빌딩으로 흐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상가투자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상가투자의 귀재’로 통하는 상가투자 컨설턴트 경국현 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 다른 부동산에 비해 상가투자가 갖고 있는 메리트는 뭡니까? “일반 부동산에 비해 규제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정부의 규제 정책에서 빠져 있는 게 상가에요. 집은 두 채 가지면 1가구 2주택자가 되어 중과세 대상이 되지만 상가는 아니거든요. 사람들이 MB시대가 되면 규제가 많이 풀릴 거라고 예상했죠. 물론 세금 완화는 될 겁니다. 보유세보다는 양도세를 풀겠죠. 시장기능을 위해서. 그런데 다주택자들에게 돌아갈 혜택은 없을 겁니다. 부동산 정책의 큰 틀은 안 바뀔 거예요. 아파트에 대한 투자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수익형 부동산밖에 없죠.” - 상가투자를 했다가 실패하는 사람들도 많던데요? “사람들 마인드를 바꿔야 합니다. 상가는 투자 상품이에요. 그런데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아파트 개념’이 들어차 있죠. 완전히 다른 건데 말입니다. 막연하게 ‘사 두면 오르겠지’, ‘시간이 지나면 오를 거야’하는 생각을 버려야죠. 상가는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가격이 오르는 상품이 아닙니다. 오히려 떨어질 수도 있어요. 팔고 싶어도 못 팔아서 애물단지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상권은 생성하고 발전하며 소멸됩니다. 지금 상권이 좋다고 해서 10년 뒤에도 좋으란 법이 없죠. 또 지금 나쁘다고 해서 3∼5년 뒤에도 여전히 나쁘란 법도 없습니다. 상가에 관심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아파트 논리’를 버리세요.” - 상가투자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어떤 겁니까? “상가투자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임대수익입니다. 7수익률이라면 3년 보유했을 때 21수익이라는 간단한 수치가 나오죠? 다음은 처분소득입니다. 10억에 사서 12억에 팔았다면 20수익이 생깁니다. 보통 젊은,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처분소득을, 나이 드신 분들은 보다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선호하는 편이죠. 두 가지를 모두 잡겠다? 그건 솔직히 지나친 욕심입니다. 처음부터 자신의 투자목적을 정확하게 판단해야죠. 그런 뒤 그 기준에 맞는 물건을 찾는 것이 순서입니다.” - 상가투자에도 위험한 부분이 많이 있을 텐데요? “물론입니다. 특히 소액 투자자들은 조심해야 합니다. 사실 1∼3억 가지고 서울에서 살 수 있는 상가는 없어요. 그래서 유혹을 받는 게 테마상가, 쇼핑몰입니다. 딱 금액대에 맞거든요. 그런 만큼 위험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갖고 있는 건 자금과 행동뿐이죠. 행동은 참 빨라요. 계약을 빨리 하죠, 하하. 이게 다 ‘묻지마 투자’입니다. ‘묻지마 투자’가 주식에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수익률분석, 환경분석, 입지분석 다 해봐야 하는데 막연히 주변 얘기만 듣고 덜컥 계약을 해버립니다.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 대부분이 안타깝게도 이 ‘묻지마 투자’의 범주에서 크게 안 벗어나더군요.” - 자금과 행동 외에 필요한 것은 어떤 걸까요? “경험과 정보죠. 자기 돈 5억, 10억씩 투자하면서 발품을 안 팔려고 해요. 상가를 보러 다니면서 5군데 가보고 6군데 째는 귀찮거든요? 그래서 5군데 다녀본 곳 중에 하나를 골라 적당히 계약을 해버리죠. 무모합니다. 거의 모든 투자자들의 기본 행태에요.” - 상가를 고를 때 뭘 봐야 합니까? “물론 제일 중요한 것은 가격이죠. 결국 이게 수익률이구요. 수익률이 안 나오는데 팔리겠어요? 상가의 특성을 이해해야 합니다. 아파트라면 같은 지역일 경우 가격차가 거의 없죠. A동과 B동의 차이도 비슷하고요. 1층과 로열층이라고 해봐야 1000∼2000 정도 수준입니다. 하지만 상가는? 명동지역이라고 다 같을까요? 같은 건물이라도 출입구냐, 코너냐에 따라 다르고 101호와 102호가 천차만별입니다. 이런 걸 상가의 개별성이라고 하는데, 하나하나 다 따져봐야 합니다. 다음은 동선. 문제는 상가투자자들이 자신이 투자자인지 점포영업자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거죠. 같은 동선을 봐도 둘은 완전히 다릅니다. 맥주집이다? 그렇다면 퇴근시간 직장인들이 많은 곳, 대학교 주변 같은 곳이 좋겠죠? 이게 ‘점포 마인드’입니다. 상가투자자는 성향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 내 점포에 사람이 모여야 하죠. 가장 중요한 것은 ‘정점’에 내 상가가 위치해 있냐 아니냐 입니다. 가로동선과 세로동선이 만나는 곳, 코너상가 같은 곳이죠. 그 사람들이 누구냐? 이건 중요하지 않아요. 임차인이 걱정할 부분이란 얘기입니다.” 경 씨는 끝으로 투자자들이 상가 투자에 앞서 최소한 기본적인 학습은 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식투자를 하면서는 밤새면서 연구하고, 외국 동향을 살피고, 새벽에 일어나 경제지부터 챙기면서 왜 상가투자에는 그리 ‘용감’한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경고했다. “종자돈 3억, 5억을 투자하고 등기분양이 뭔지 임대분양이 뭔지 기초적인 용어조차 이해하지 못하면서 돈을 벌길 바라십니까? 백전백패입니다. 업자에게 속았다, 사기 당했다고 억울해 하지 마십시오. 그런 사람들에게 있어 여러분의 돈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입니다.” 경 국 현 수익형 부동산 중에서도 ‘상가투자’ 한 우물만 파고 있는 상가투자 전문컨설턴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네이버 카페 ‘상가투자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상가투자에 돈 있다’의 저자이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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