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균의21C必聽음악실]낯설은비주류하드코어,낯익은태지선율로달콤

입력 2008-06-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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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울트라맨이야’
서태지. '슈퍼스타'라는 말로도 설명이 부족한 이 문화 거물은 1990년대 발표한 5장의 정규 음반(서태지와 아이들 4장, 솔로 1장)을 모두 명반으로 공인 받으며 엄청난 존재감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하지만 만장일치로 지지를 보내던 비평 진영은 밀레니엄 들어 나누어지기 시작했다. 서태지가 2000년대 들어 발표한 서태지 솔로 2집(2000)과 솔로 3집 격인 7집(2004)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시하는 비평도 상당했다. 그렇다고 해서 서태지의 음악적 능력이나 음반의 완성도가 문제 삼아진 것은 아니었다. 비평가들 중에는 서태지가 음반마다 굵직한 혁명적 시도들을 선보이며 가요의 발전에 기여하고 나아가 사회적으로도 영향을 끼쳤던 점에 매혹된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들은 그러한 반역의 기운이 다소 무뎌진 솔로 2집과 7집에 대해서는 절대적 지지를 거둬들이고 비판적 지지를 보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래도 역시 서태지 솔로 2집 '울트라맨이야'는 21세기 필청 음반임에 틀림없다. 이 음반은 일단 비주류 장르로 10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한 마지막 음반이라는 점에서 가요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솔로 2집은,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 간간이 선보이다 솔로 1집을 통해 본격적으로 도입한 하드코어 혹은 핌프록을 다시 한 번 시도한 음반이다. 당시도 그러했고 지금도 그렇지만 한국에서 하드코어는 영원한 비주류 장르이다. 발라드나 댄스처럼 한국에서 폭발적인 대중 구매력을 갖춘 음악이 아니지만 서태지 이름 석자로 112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과 솔로 1집의 연장선에 있는 음반이라 앞서 밝혔듯 음악 반란의 기운은 줄어들었지만 음반의 완성도 또한 필청 추천을 받을 만 하다. 사운드의 완성도는 다른 어떤 가수의 음반도 견주기 힘들 정도다. 음악의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새로운 시도들도 꽤 발견된다. 힙합적 요소와 록적인 요소들을 결합하는 음악적인 재능에 있어서도 서태지는 여전히 천재적이다. 완벽하다는 느낌을 주는 편곡들도 상당하다. 타이틀곡이었던 '울트라맨이야'를 비롯, '오렌지' '인터넷 전쟁' '대경성' 등의 곡에서는 아무리 새로운 시도를 해도 빼어난 멜로디를 기본으로 하는 서태지의 장점이 잘 드러난다. 비대중적인 장르지만 멜로디의 대중적 유려함 때문에 하드코어 마니아가 아닌 대중이 듣기에도 괜찮다. 결국 서태지의 음반은 자신의 명성을 벗어나지 않았다. 빗맞아도 웰메이드 음반은 되는 이 거장의 새 음악이 조만간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관심을 갖고 지켜볼 올해 가요계의 중요 사건이다. 최 영 균 스포츠지 대중문화 전문 기자로 6년간 음악·영화에서 열정을 불태운 몽상가. 지금은 ‘킬러 콘텐츠’를 만든다며 매일 밤 담배와 커피를 벗삼아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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