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투자·배급사와 멀티플렉스가 스크린 배분을 놓고 힘겨루기를 벌어졌다.
영화 ‘크로싱’의 투자·배급사 밴티지홀딩스는 4일 멀티플렉스 CJ CGV(이하 CGV)에 “관계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배급한 ‘강철중’에 유리하게 상영관을 배정, ‘크로싱’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 담긴 공문을 보내 공식 항의했다.
이에 대해 CGV는 "‘강철중’에 유리하게 스크린을 편성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며 힘겨루기를 벌였다.
영화 투자·배급사가 영화 스크린수를 놓고 멀티플렉스와 공개적으로 갈등을 빚은 것은 이례적인 일. 밴티지홀딩스는 “시정되지 않을 경우 ‘크로싱’의 필름 프린트를 모두 회수하겠다”며 강하게 항의했으나 4일 오후 실무자가 직접 서로의 입장을 논의하며 필름회수 및 상영중단은 피한 상태.
밴티지홀딩스 관계자는 “그동안 멀티플렉스가 유통업자로 막강한 권력을 휘둘러왔다. ‘크로싱’ 뿐 아니라 한국 영화 전체를 생각해 강하게 어필해야한다고 결론을 내려 공문을 보냈다. 국내에서 가장 큰 멀티플렉스인 CGV에서 필름 회수까지 염두하고 내린 결정이었다. 다행히 대화가 원만히 이뤄져 상영이 중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CGV 담당자는 “같은 그룹 계열사가 투자한 영화라고 스크린배분이 유리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법인이 다른 회사로 CGV는 자사 매출의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인기가 많은 작품에 많은 스크린을 배분하고 있다”며 “배급사와 극장의 관계 역시 인기가 높은 영화는 오히려 극장이 배급사에 필름을 하나라도 더 배분해달라고 매달린다.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밴티지홀딩스는 공문에서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다른 멀티플렉스의 ‘크로싱’과 ‘강철중’ 상영 횟수를 CGV와 비교 자신들이 “부당한 스크린배분으로 피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CGV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시간만 집계해 오류가 있다”고 반박했다.
CGV는 59개 극장 470개 스크린을 갖고 있는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로 밴티지홀딩스에게 71개 ‘크로싱’ 필름 프린트를 받아 지난달 26일 상영을 시작했다.
탈북자 문제를 그린 ‘크로싱’은 개봉 첫 주 32만 관객을 기록 박스오피스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스포츠동아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