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오노진실게임’침묵…왜?

입력 2008-08-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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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아이들왕국’쟈니즈日연예·방송계쥐락펴락,‘믿거나말거나’식폭로에공생관계꺠깨질라‘조심조심’
지난 7월 28일 발행된 ‘슈칸 겐다이’가 점화한 인기그룹 아라시의 리더 오노 사토시의 대마초 흡연 논란은 현재 일본에서는 잠수 상태이다. ‘오노 파문’을 다룬 국내 인터넷미디어들의 보도건수는 100개를 넘었지만 일본 인터넷상에서 확인 가능한 관련 보도는 단 1건에 불과하다. 연일 연예 관련 뉴스를 다루는 아침 정보프로그램, 스포츠지 등 주요 매체 어느 곳도 ‘슈칸 겐다이’의 보도를 취급하지 않았다. 오노를 비롯한 아라시의 활동 노선도 표면상으로는 ‘이상무’다. 오노가 주연을 맡고 있는 TBS 드라마 ‘마왕’이나 그룹 아라시의 정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도 오노를 포함한 채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전파를 타고 있다. 오노가 단독으로 출연한 이동통신사 광고만 자연스럽게 방송에서 사라졌다는 것 말고는 그 사건의 여파는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이다. ‘슈칸 겐다이’의 보도대로 경찰이 정말 수사에 착수해 형사사건으로 입증되고 공론화되지 않는 한 이번 이슈는 어느 주간지의 ‘믿거나 말거나’식 폭로성 보도로 가십을 자아낸 수준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부모님과 함께 살고, 운전면허도 없으며 아저씨처럼 나홀로 낚시를 즐기는 귀여운 바른생활 청년의 매력을 자랑해온 오노 사토시는 적나라한 사진 등이 포함된 이번 보도로 새삼스럽게 스타에 대한 진실과 거짓 사이를 엿보게 만들었을 뿐이다. 매주 폭탄처럼 유명인의 사생활 관련 이슈 등을 파파라치성 사진과 함께 펑펑 터뜨리는 일본 주간지의 기사들 가운데 주요 미디어들이 선택해 재생산하는 사례는 제한적이다. 특히 스타와 일반인이 관련된 사적인 스캔들은 해당 스타가 성인이라면 확성기를 대 요란을 떨지 않는다. 최근 국내에서는 마치 방송 퇴출까지 이뤄진 것처럼 보도된 인기배우 후지키 나오히토의 불륜 의혹 기사도 후지키의 활동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 더욱이 일본 연예계를 쥐락펴락하는 아이들 왕국인 엔터테인먼트회사 쟈니즈의 꽃미남 스타들은 연예계 전 분야에 워낙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는 소속사 덕분에 주간지의 웬만큼 독한 보도로는 끄떡없는 바위의 견고함을 자랑해왔다. 오노가 소속된 아라시의 경우, 현재 입지가 실로 묵직하다. 각 멤버들이 예능, 영화, 드라마, 보도, CF 등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코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올림픽의 니혼TV 공식 테마송도 담당하고 있다. 아라시에 이상이 발생하면 이른바 다치는 곳이 너무 많은 것이다. 그래서인지 소속사를 비롯해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모두 노코멘트로 조용하게 넘기기 위해 손을 잡은 듯한 양상이다. 대마초 흡연 의혹이라는 문제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음에도 공생관계의 각 업계가 일사불란하게 무대응과 침묵의 태세를 취하는 모습에서는 국경의 차가 느껴지기도 한다. 도쿄=조재원 스포츠전문지 연예기자로 활동하다 일본 대중문화에 빠져 일본 유학에 나섰다. 우리와 가까우면서도 어떤 때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일본인들을 대중문화라는 프리즘을 통해 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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