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진‘에덴의동쪽’서‘냉혈한’변신“웃음기지웠다”

입력 2008-08-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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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저를 순한 연하남으로 보지 않을 거예요.” 연기자 박해진이 독해졌다. 늘 미소를 지었던 마음 착한 연하남도 아니다. 50부작 시대극에 도전하면서 박해진은 연기자로 데뷔하던 3년 전보다 더 단단히 마음을 먹었다. “새로운 도전은 언제나 가슴을 떨리게 만들지만 이번에는 연기자로 성장하느냐의 갈림길에 선 기분이다.” 27일 방송을 시작한 MBC 월화극 ‘에덴의 동쪽’(극본 나연숙·연출 김진만)을 통해 박해진은 변신을 선언했다. 60년대에 시작해 30∼40년간 격변기를 다루는 이 작품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 ‘신명훈’이 그의 역할. 그동안 드라마에서 선보인 전매특허와 같았던 사람 좋은 웃음까지 모두 버렸다. “야망이 대단한 남자이고 행동에는 항상 정당성을 부여하는 치밀한 인간”이라고 역할을 소개한 박해진은 “시대의 굴곡에 희생당하는 송승헌, 연정훈, 한지혜 등 다른 주인공들과 비교하면 더 독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유는 여러 인물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가해자이기 때문이다. 극중 박해진은 첫사랑 한지혜를 빼앗기 위해 어린 시절 친구 연정훈과 그의 가족을 파멸로 이끌고 사업을 위해 송승헌의 인생까지 망치는 장본인이다. 박해진은 극악한 자신의 역할이 ‘에덴의 동쪽’의 승부수라고 자신했다. 출연하는 연기자 수가 많은 탓에 각자의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보이지 않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악역이라 가장 쉽게 눈에 띈다는 설명이다. 숨이 막힐 정도로 냉철한 남자로 앞으로 6개월을 살아야하는 박해진은 “두려워하지 않고 즐기겠다”고 말했다. 자신을 스타덤에 올린 주말극 ‘소문난 칠공주’와 일일극 ‘하늘만큼 땅만큼’을 통해 호흡이 긴 연속극의 맛을 본 덕분에 자신감은 두 배로 늘었다. “명훈이 단지 성공만을 좇는 남자는 아니다. 이룰 수 없는 목마른 사랑으로 눈물을 감추기도 한다. 여자를 힘과 돈으로 얻지만 그녀를 향한 사랑은 누구 못지않은 로맨티스트란 점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 박해진은 연기자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출발선에 서서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자신의 역할을 두고 쏟아질지 모를 시청자의 질타를 오히려 “반갑게 맞겠다”는 말까지 덧붙이며 ‘독한’ 각오를 드러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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