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에 핀란드가 산타마을을 조성했습니다. 헬싱키 북방 800km에 위치한 소도시 ‘로바니에미’의 한 우체부가 산타클로스에게 보낸 어린이 편지에 답장을 한 것이 산타마을의 시초라고 하지요. 2차대전을 겪으며 초토화되다시피 했던 핀란드의 정부가 국가 재건을 위해서는 관광산업 밖에 없다고 판단을 했고, 터키 태생의 산타클로스를 아예 핀란드에 ‘상주’시켜 버린 것입니다. 핀란드 산타마을은 산타클로스 상업화의 절정이라고 봐야죠.”
터키의 국제산타클로스협회와 핀란드의 산타마을은 실제로 아무런 관련이 없다. 국제산타클로스협회가 사랑과 박애, 평화와 나눔을 위해 창립됐다면 핀란드의 산타마을은 잘 포장된 관광 상품이다.
한때 핀란드와 같은 북유럽 국가인 노르웨이, 스웨덴 등도 스스로 산타클로스의 ‘원조’임을 주장했지만 결국 최후의 승리는 가장 먼저 ‘깃발’을 꽂은 핀란드에게 돌아갔다.
- 산타클로스가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만?
“사실이죠. 우리도 유감입니다. 산타를 이용해서 돈벌이를 하는 기업들이 세계적으로 많이 생기고 있어요. 제 생각은, 이용하는 것이야 뭐라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산타클로스의 정신만큼은 이해해줬으면 하는 거지요. 서구사회에는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이 문화화 되어 있습니다. 내 수익의 일부를 남을 위해 배려하는 거지요. 하지만 우리는 ‘나만’ 또는 ‘내 가족만’이라는 의식이 강합니다. 우리 민족이 본시 정이 많고 이웃에 대해 베푸는 면이 많았는데 점점 각박해져 가고 있지요. 우리 산타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사람들의 마음에 사랑을 지피고, 기부가 문화로 정착되도록 해야지요.”
남철희 회장의 꿈은 우리나라에도 산타마을을 만드는 것이다. 핀란드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의 산타마을이다.
불우한 청소년들, 노인들, 외롭고 힘든 사람들끼리 서로 돕는 커뮤니티로 키우고 싶다. 겨울 한 철이 아니라 1년 내내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싶다.
“마을 안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콘텐츠도 많이 만들어야죠.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세계 속의 산타마을이 돼야 합니다. 진정한, 모범적인 산타마을 말입니다. 산타클로스 본부에서도 제 제안에 대해 찬동하고 적극 지지하겠다는 뜻을 보내왔습니다.”
끝으로 협회의 회장이 아닌, 한국 산타클로스 대표로서 경기 침체로 우울해 하는 전 국민에게 산타 메시지를 ‘선포’해 달라고 요청했다.
“희망적인 생각과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비관한다고 결과가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긍정적이고 밝은 마음이 악조건을 극복하게 해주리라 믿습니다. 산타클로스의 마법을 한 번 믿어보지 않으시렵니까?”
한국산타클로스협회 : 02-730-4123 (http://www.stclaus.or.kr)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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