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찾사‘초코보이’김태환·김경욱‘자체검열거쳤는데…HOT?’

입력 2009-03-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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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웃을 수 있는 당신은 진정 핫(Hot)한 사람!” ‘초코보이’란 개그 코너가 얼마나 ‘핫’한지는 인터넷 누리꾼들의 유별난(?) 반응으로 쉽게 알아챌 수 있다. 포털 사이트의 개그 코너 검색 순위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는가 하면, ‘초코보이’를 패러디한 개인제작영상물(UCC) 또한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으니 말이다. 초코보이는 나몰라 패밀리의 두 멤버 김경욱과 김태환이 의기투합해 SBS 개그 프로그램 ‘웃찾사’에 선보이는 코너이자 듀오의 이름. 형형색색의 쫄 바지 차림에 두 손을 꼭 잡고 총총걸음으로 무대에 뛰어나오는 시작부터 ‘심상치 않음’이 느껴진다. 관객의 웃음을 요즘 말로 ‘빵 터뜨리는’ 이들의 필살기는 ‘성적(性的) 코드.’ 좌우로 1번씩 골반을 틀어주며 ‘댓츠 배리 핫’(That's very Hot)을 연발하는 ‘반복 추임새’는 물론이거니와 사이사이 이어지는 여러 편의 콩트는 가슴이나 엉덩이의 터치, 때론 ‘핫’이란 소리로 ‘반드시’ 끝을 맺는다. 이렇듯 아슬아슬한 성적 소재가 “과연 방영될 수 있을지 스스로도 의문”이었다고 고백하는 두 사람. 방송에 앞서 대학로 무대에서 연기했을 당시엔 지금의 뜨거운 반응과 달리 “관객 상당수가 웃음을 참으려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고 한다. 이유는 간단했다. 웃으면 콩트에 녹인 성적 코드가 “무슨 뜻인지 안다”는 의미니까. ○성적소재 다룬 과감한 시도…“우리 나름의 엄격한 자체심의 있다” 무대에서 천대(?)받았던 초코보이의 개그는 반대로 각자 제 방에 있는 TV로 시청하는 환경에선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누구의 눈치도 볼 일없이 마음껏 그들의 말을 빌려 “뒤집어질 수 있지” 않은가. 15세와 18세 등급을 조마조마하게 넘나드는 설정상 ‘선정성 논란’ 또한 이들의 유명세와 함께 적잖이 일고 있다. 주인공인 김경욱과 김태환 역시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나름의 엄격한 자체 심의가 존재”함을 강조했다. 톡톡 튀는 신세대 개그맨답게 표현도 독특했다. “(김)태환이가 돌덩이를 던지면 제(김경욱)가 열심히 세공을 하는 식이죠.” 돌덩이는 이를테면 ‘비방용 성적 농담’이며, 세공은 ‘방송용 개그’인 셈이다. 김경욱과 김태환의 남다른 면모는 이들의 개그가 ‘패션’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단 점이다. 두 사람이 직접 제작한 ‘That's very Hot’ 민소매 셔츠는 올 여름 대유행을 예고하고 있으며 최근엔 코너의 배경음악까지 휴대전화 벨소리로 내놓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상업적인 안목도 지닌 영악한(?) 청년들이다. 두 사람은 이에 대해 “어렵게 만든 개그가 그저 유행어만 남기는 개그로 끝나는 게 안타까웠다”며 온전히 개그로만 먹고 살긴 힘든 현실과 여전히 다른 연예 콘텐츠와 견주어 개그가 저평가 받는 속상함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매주 새로운 웃음을 선보인다는 건 생각해보면 참 “피 말리는” 일. 두 사람은 특유의 위트로 고충을 털어놨다. “한주는 가슴으로 몰리고, 한주는 엉덩이로 몰리고…콩트의 끝을 가슴, 엉덩이, 또 ‘핫’이란 소리로 고루 안배하는 게 참 힘들지요.”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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