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OT로보는개봉작]‘김씨표류기’연출의힘!고립남녀,희망을외치다

입력 2009-05-0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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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과 정려원이 연기력이 어우러진 ‘김씨표류기’는 외로운 이 시대 모든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사진제공|반짝반짝영화사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채 ‘무인도’에 떨어진 남자 김씨(정재영). 과거가 남긴 아픔으로 방 안에 스스로를 가두고 세상과 동떨어진 채 인터넷으로만 세상과 소통하며 살아가는 은둔형 외톨이 여자 김씨(정려원). 14일 개봉하는 ‘김씨표류기’(제작 반짝반짝영화사)는 세상 모든 평범한 사람들의 외로움을 대변하듯 두 남녀가 자신들의 아픔을 새로운 희망으로 그려가는 ‘지도’이다. ‘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준 감독은 유려한 솜씨로 서로의 존재를 알지 못하다 스스로 찾아나선 희망의 연대로서 두 남녀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STRENGTH(강점)-한정된 공간 속 이야기 전개 강해 남자를 가둔 무인도는 한강의 밤섬. 손을 뻗으면 63빌딩이 보이는 이 곳에 어쩌면 남자는 스스로 갇힌 것인지 모른다. 여자는 그야말로 스스로를 가뒀다. 오로지 인터넷의 공간으로만 소통하며 비좁은 방에서 일상을 살아간다. 두 사람은 서로 내보이고 싶지 않는 아픔을 지니고 있으며 상대의 존재감으로부터 위안을 받고 새로운 희망을 싹틔운다. 그 과정을 지켜보는 ‘전지적 시점’을 갖고 있지만 그 공감의 울림은 제법 크다. 그 만큼 무인도와 비좁은 방이라는 한정된 공간의 제약 속에서도 드라마를 끌고 가는 이야기의 힘은 강하다. 이해준 감독의 재치와 역량이 아니고서는 가능하지 못했을 법하다. 여기에 더 큰 힘을 얹는 것은 배우 정재영과 정려원의 연기다. 특히 정재영의 페이소스 진한 코믹 연기가 맛깔스럽다. ○WEAKNESS(약점)-주제 과잉 묘사… 결말 쉽게 예측 ‘김씨표류기’는 척척 아귀가 들어맞는 이야기 구조, 강요하지 않는 웃음과 감동의 공감 위에 서 있다. 하지만 주제에 대한 다소 과잉된 묘사로 인해 관객이 결말을 쉽게 예측하게 할 수도 있다. 다행스러운 건 그 과잉의 묘사를 쉬 눈치챌 수 없을 만큼 세밀하게 연출한 감독의 재능. 정밀한 감상 능력을 지닌 관객이 결말을 예측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니 드라마를 따라가는 것으로 충분한 관람의 묘미를 느끼는 게 좋다. ○OPPORTUNITY(기회)-새로운 소재로 관객과 소통 남자의 이야기는 익히 보아온 ‘로빈슨 크루소’류의 뻔한 모험담이 아닌, 절묘한 설정 속에서 펼쳐진다. 그와 맞물리며 자신의 외로움에서 서서히 벗어나려는 여자의 안간힘이 관객의 애를 태운다. 전혀 새로운 소재와 이야기를 내세운 한국영화로서 그야말로 신선한 기획의 한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THREAT(위협)-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정면승부 ‘7급공무원’, ‘박쥐’, ‘똥파리’ 등 한국영화가 오랜만에 맛보는 흥행세와 활기 속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가세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 위협요소다. 이미 상영 중인 ‘엑스맨 탄생:울버린’을 비롯해 7일 개봉하는 ‘스타트렉:더 비기닝’, ‘김씨표류기’와 정면승부를 벌이게 된 ‘천사와 악마’, 21일 선보이는 ‘터미네이터:미래전쟁의 시작’과 ‘박물관이 살아있다2’ 등 화제의 외화들과 경쟁이 흥행의 관건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스포츠동아 인기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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