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은가라’오리지널버블판타지쇼‘팬양의버블월드’

입력 2009-06-04 14: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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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월드.

한 사내의 입김을 빨아들이며 비누 방울 하나가 만들어진다. 방울은 점차 몸집을 키우더니 이윽고 허공을 향해 연기처럼 떠오른다.

두 번째 방울은 더 크고 화려하다. 이어 비누방울 다발이 폭죽처럼 터져 오르며 형형색색의 환상이 무대 위에 흩뿌려진다. 아이들의 얼굴이 기쁨과 환희로 들뜬다. 그 얼굴을 바라보는 아빠, 엄마의 얼굴에도 화색이 돈다.

‘예술과 과학이 놀이로 승화하다’를 캐치프레이즈로, 비누방울 판타지에 감동을 버무린 오리지널 버블쇼 ‘버블월드’가 대박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버블월드는 ‘말로만 가족공연’이 난무하는 현 공연시장에서 드물게 ‘제대로 된 가족공연’이란 평을 듣는다. 실제로 ‘가족공연’이란 타이틀을 붙인 시중의 공연들은 가족이 아닌 아동극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 운운하지만 결국 어른들은 아이들의 보호자일 뿐, 관람시간 내내 하품을 참기 힘들다. 그런 점에서 버블월드는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즐거움을 만끽할 만한 작품이다.

버블월드.


어린 시절 비누방울을 갖고 놀던 시절을 추억하는 맛도 쫄깃하지만 예술과 아크로배틱을 넘나드는 비누방울 묘기를 보고 있자면 라스베이거스 쇼가 부럽지 않다. 버블월드의 주인공 팬양은 세계 최고의 비누방울 전문가로 이 방면 세계 기록만 16개를 보유한 고수다.

미국 브로드웨이, 라스베이거스를 비롯한 세계 80여 국을 돌며 공연해 왔고, 한국에서는 버블월드의 전작인 ‘팬양의 화이트버블쇼’로 5년 동안 20만 관객을 끌어 모으는 놀라운 흡입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버블월드 제작사 측은 요즘 고민이 많다.

버블쇼가 인기몰이를 이어가면서 소규모 공연장, 지방 문예회관 등에서 유사 버블쇼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탓이다. 버블월드의 제작사인 (주)네오더스HQ는 현재 저작권법 위반 및 부정경쟁 방지법 위반으로 ㄱ사와 ㅇ사에 대해 형사고소를 제기해 놓고 있다.

버블월드.


이들 기획사들이 ‘팬양의 화이트버블쇼’와 공연명, 로고는 물론 비누방울 퍼포먼스, 퍼포먼스 제목, 조명, 특수효과 등에 있어 지나치게 유사하거나 동일하게 제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티켓가격을 턱없이 낮추다 보니 공연 자체가 조악해져 버블쇼에 대한 이미지 추락도 문제다. 실제로 버블월드 인터넷사이트 게시판에는 ‘짝퉁 버블쇼’를 보고난 관람객들이 왕왕 불만을 토로해 놓는다고 한다.

짝퉁으로 인해 원조가 욕을 먹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오리지널 ‘팬양의 버블월드’는 중구 명보아트홀(옛 명보극장) 다온홀에 전용관을 만들어 장기공연 중이다. 전 세계를 통틀어 버블쇼를 위한 두 번째 전용관이다. 로비 중앙에는 다양한 도구로 누구든지 자유롭게 비누 방울을 만들어 볼 수 있는 ‘버블쇼 체험관’이 마련돼 있다.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패밀리쇼’ 외에 어른들을 위한 ‘이브닝쇼’를 따로 공연한다.

공연문의 : (주)웨이즈비 02-2263-9741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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