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와만난‘시카고’더농염해졌다

입력 2009-06-05 18:2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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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뮤지컬 시카고

‘원조’와만난‘2009시카고’3가지관전포인트
‘블랙 섹시로 버무린 세련미와 완숙미.’

2000년 국내에서 전회 매진 사례를 기록한 뮤지컬 ‘시카고’.

6일부터 29일까지 경기도 성남아트센터에서 '2009 시카고'로 새롭게 공연된다. 이 작품은 1920년대 여성교도소에 수감된 두 여성 벨마와 록시가 석방을 위해 변호사 빌리 및 언론을 유혹하는 과정을 그린 블랙코미디. 풍자와 위트 섞인 줄거리, 무대 위로 올라온 밴드와 신나는 재즈 음악, 속이 비치는 의상을 입은 남녀 배우들의 현란한 춤 등 시각적-청각적 향연을 펼치며 1976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뒤 34년간 세계 공연계의 사랑을 받고 있다.

5일 오전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프레스 리허설 현장. 2009년 새롭게 단장한 ‘시카고’가 베일을 벗었다.

● 신구가 어우러진 초호화 캐스팅

‘2009 시카고’에는 반가운 얼굴들이 있다. 기존 멤버 최정원, 옥주현, 배해선에 2000년 초연 주인공 인순이, 허준호가 가세했다. 인순이, 허준호는 초연 때와 마찬가지로 여죄수 벨마와 능수능란한 변호사 빌리를 맡았다.

가장 눈에 띈 것은 가수 인순이의 무대. 섹시함을 표현한 그녀에게 52세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타이트한 미니 원피스, 매끈한 볼륨 몸매, 절제된 듯 힘 있는 안무와 가창력은 ‘청춘’의 그것이었다.

인순이는 “내 생애 최초의 뮤지컬에 10년 만에 다시 캐스팅 돼 기쁘다”면서 “초연 땐 대본과 악보만 사와서 거기에 한국 정서를 담은 안무, 세트, 연출을 가미했다. 이번 ‘2009 시카고’는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안무팀의 까다로운 의견을 소화했다. 모든 배우들의 동선까지 관리하는 통일된 연출력이 이전과 다르다”고 비교했다.

인순이는 '준비된 몸매'를 보였다. 신곡 준비를 위해 올 초부터 헬스클럽을 다니며 피나는 운동을 한 결과다. 이번 시카고에서 육체적 자신감으로 무장한 인순이는 예전에는 몰랐던 인생 경험을 살려 ‘독한 벨마’로의 변신을 보여주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허준호는 ”빠른 템포의 대사와 노래는 사실 버겁지만 냉정한 빌리의 모습을 내 방식대로 표현하겠다”면서 “연습 중 갈비뼈에 금이 가고, 탈수 현상이 일어나 진통제와 링거를 맞으면서도 공연 무대에 오르는 세 후배들을 보면서 오히려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 최정원-인순이-옥주현 ‘특별한 만남’

인순이<=>옥주현: 가요계 선후배의 뮤지컬 한 무대

벨마 인순이와 록시 옥주현의 무대는 가요계 선후배의 무대 위 만남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옥주현은 “인순이 선배와 함께 하는 무대는 가문의 영광”이라며 “서로 대립하는 캐릭터를 표현해야한다. 공연에 나설 때는 ‘대선배’라는 세 글자를 마음 속에서 지우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인순이는 “나이로는 왕언니지만 뮤지컬 무대 위에서는 막내라는 생각으로 배우고 있다”며 머리를 숙였다.

최정원<=>인순이: 록시와 벨마, 벨마와 벨마로 재회

최정원과 인순이의 ‘달라진 만남’도 재미있다. 2000년 초연 당시 록시와 벨마로 한 무대에 섰던 두 사람은 10년이 흐른 뒤 벨마와 벨마로 재회, 더블캐스팅 됐다. 이번엔 절대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없는 사이가 된 것. 두 사람은 같은 벨마역으로 공연 때마다 번갈아 출연한다. 같은 의상을 갖춰 입고 나란히 웃음 짓는 모습이 쌍둥이 같이 닮은 두 사람의 차별적인 연기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 더욱 농염해진 연기… 밝아진 조명 덕?

'2009 시카고'가 열리는 성남아트센터는 '2008 시카고'를 올린 세종문화회관 보다 무대가 조금 밝다. 때문인지 배우들의 섹시한 몸동작이 더 농염하게 보여진다.

기획사 신시컴퍼니 관계자는 “실제 조명 밝기는 같으나 극장 구조 차이로 차이가 난다”며 “시스루룩을 입은 배우들의 몸매가 더 잘 드러나 의상이 파격적으로 변했느냐는 문의를 듣곤 한다”고 말했다.

해를 더할수록 능숙해진 배우들의 연기 차이도 관능미를 더하고 있다. 지난해 ‘시카고’로 제2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옥주현은 ‘록시’의 백치미와 섹시미를 드러내는 연기가 한층 깊어졌다는 현장 평가를 받았다.

이유나 동아닷컴 기자 ly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영상취재 = 동아닷컴 박영욱 기자 pyw0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동아닷컴 박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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