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던힙합 ‘라이징’ 발표 앤써 ‘깡’있는 힙합

입력 2009-06-08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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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던힙합 ‘라이징’ 발표한 힙합 그룹 앤써.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방송부적절 가사 안고쳐”
“방청객부터 휴대전화 조립 아르바이트까지 해보지 않은 일이 없어요.”

꿈을 이루려는 사람들이 그렇듯 힙합그룹 앤써(사진)의 영인(본명 권영훈·28)과 쎈(본명 강철민·25)도 3∼4년 동안 다른 길을 마다지 않으며 하고 싶은 음악을 꿈꿔왔다. 원하는 음반을 만들기 위해서는 직접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고 이런 고집은 그들의 첫 번째 정규 음반 ‘라이징’(RISING) 안에 고스란히 담겼다.

앤써가 택한 장르는 서던(southern) 힙합. 국내서 소개된 힙합이 대부분 선이 굵은 동부 힙합에 가까웠다면 이들이 선보인 서던 힙합은 반복되는 경쾌한 멜로디와 위트 섞인 가사가 돋보인다. 제목에서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타이틀곡 ‘낚어’는 서던 힙합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노래다.

“가볍게 듣고 즐길 수 있는 게 장점이죠. 요즘 후렴구가 반복되는 후크송이 유행인데 서든힙합은 후크송의 원조에요(영인).”

대학 애니메이션학과 선후배 사이로 만나 학교 힙합 동아리에서 활동하던 이들이 앤써를 결성한 건 2004년. 3인조로 출발했지만 한 명이 군입대하면서 2인조로 먼저 데뷔해 무대에 오르고 있다. 그룹 결성 5년 만에 손에 쥔 첫 번째 정규 음반이지만 수록된 5곡이 방송 부적합 판정을 받으며 적지않은 충격을 받기도 했다. 사회 풍자를 담은 ‘아래로’부터 ‘뉴 에라’(new era), ‘숨을 뱉어’ 등의 노래는 방송에서 들을 수 없게 됐다.

쎈은 “자식 같은 노래들인데 힙합이란 장르 탓에 더 엄격한 기준을 두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이들은 “노래를 수정해 방송 심의를 다시 받을 생각은 없다”고 했다.

대신 이 노래들을 인터넷 등을 통해 알릴 계획이다. 먼저 지상파 3사로부터 방송 금지 판정을 받은 ‘낚어’ 뮤직비디오는 이미 인터넷 음악 사이트 등을 통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앤써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선정하는 ‘이달의 우수 신인(6월)’에 뽑히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팀의 리더 영인은 “국내 힙합에 해답을 제시하고 싶은 뜻으로 그룹 이름(앤써·answer)을 지었는데 그 의미가 차츰 주목받는 것 아니겠냐”는 말로 수상을 반겼다. 앤써의 목표는 “‘깡’이 있는 음악인이 되는 일”이다. “오랫동안 벼르고 꿈꾸던 음악인만큼 어느 무대에 올라서도 주눅 들지 않겠다”고도 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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