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에세이]관람료올린대신팝콘값은내려주자!

입력 2009-06-22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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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 값 내리고 불법 다운로드 하지 말고!”

멀티플렉스 체인 메가박스가 26일부터 서울과 수원 등에서 성인 1000원, 중고생 500원씩 영화 관람료를 올린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떠오른 생각입니다.

영화 관람료는 8년 동안 제자리였습니다. 영화계는 매출의 대부분을 영화 관람료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해왔지만 관객은 반기를 들었지요.

메가박스의 이번 인상은 어떤 식으로든 다른 극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합니다. 이왕 그렇게 될 거라면 극장은 대신 팝콘 값을 내리고 관객은 불법 다운로드를 하지 않는 것으로 ‘타협’하면 어떨까요.

2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2008 영화 소비자 조사’를 보면 관객은 주로 가족 단위로 영화를 관람합니다. 이들이 생각하는 적정한 극장요금은 5100원 수준. 가격을 1000원 올리면 36%%가 영화 관람 횟수를 줄이겠답니다.

3월 영진위 자료 ‘1999-2008 한국 영화관객 성향변화 분석’에 따르면 모든 관객이 최소 1번 이상 매점을 이용합니다. 1인당 평균 매점 지출 비용도 2004년 5500원에서 2008년 8067원으로 뛰었고 5년 간 소비자 물가 증가율 3.1%%를 고려해도 무려 42.3%%가 올랐지요.

역시 2월에 나온 ‘2007년 한국 영화산업 실태조사’를 봅니다. 이에 따르면 제작사와 배급사 등은 모두 적자였지만 영화관은 1조1172억원 매출에 1136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겼습니다. 매출 가운데 영화 상영 매출은 76.1%%였고 매점 매출이 11.5%%를 차지합니다. 이른바 ‘콤비’(팝콘 등과 음료수를 묶어 파는 것)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게 실감납니다.

한편, 극장들은 ‘경영상 애로점’으로 불법 복제 및 불법 다운로드를 첫 손에 꼽았습니다. 제작 및 배급사 등도 이를 한국영화 수익성 향상을 막는 최대의 ‘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영화 관객 가운데 48.1%%는 불법 다운로드를 해봤고 업로드 경험도 19%%나 됐습니다. ‘편리하고 경제적이다’는 이유로 말입니다.(2008 영화 소비자 조사)

자, 그렇다면 간단합니다. ‘타협’을 하죠. 극장은 한국 영화산업에 대한 작은 책임감으로 관람료를 인상하는 대신 더 질높은 서비스는 물론 팝콘 값 등 매점 매출 목표 수치를 조금 내리면 어떨까요. 관객 역시 모순된 태도를 버리고 불법 다운로드 대신,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극장을 찾아가는 것 말이죠.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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